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수출이 역대 최악 수준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69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3%(59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10일 단위로 수출입 실적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6년 4월 이후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이다. 최대 감소 기록은 2019년 2월 1~10일 기록한 57.1%다.

수출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3월 이후 부진이 심해지고 있다. 올 2월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으나 3월 0.7% 감소로 돌아섰고, 지난달엔 감소율이 24.3%로 확대됐다. 이달 실적은 1~10일의 단기 통계지만 감소폭이 50%에 육박해 월간으로 수출 역대 최대 감소 기록(2009년 1월 34.5%)을 깰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자동차, 석유제품 등 한국 수출의 ‘대표 주자’ 대부분이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이달 승용차 수출은 80.4% 급감했다. 석유제품(-75.6%), 무선통신기기(-35.9%), 반도체(-17.8%) 등도 두 자릿수 감소했다. 조선은 2~3년 전 수주한 선박 건조를 이달 완료해 실적으로 잡힌 영향으로 수출이 55.0%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54.8%), 유럽연합(-50.6%), 베트남(-52.2%) 등으로의 수출이 많이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든 대(對)중국 수출도 29.4% 감소했다.

문제는 위기를 타개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미국, 유럽연합(EU)의 코로나19 유행과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지금 같은 수출 부진이 6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