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직거래 활성화로 농가 소득·소비자 만족 증가
감자·아스파라거스 완판 행렬…풍년의 역설을 다시 기회로
[통통 지역경제] 강원도 위기 농가·소비자간 다리 놓으니 '미소 2배'
농민들에게 풍년은 꼭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제값 받기가 녹록지 않은 까닭이다.

특히 지난해 강원지역 감자 재배 농가에 풍년은 큰 어려움을 안겼다.

작년 강원 농가는 충분한 일조량과 강수량, 적은 태풍 피해 덕에 감자 13만8천t을 생산했다.

이는 평년 생산량의 20%를 웃도는 물량이다.

2018년 감자 가격이 높았던 까닭에 농민들은 적당한 소득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급이 수요를 훌쩍 뛰어넘어버려 도매가가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6∼7월 사이 수확한 감자는 대부분 저온 저장창고로 들어가 다시 나오지 못했다.

가을이 지나도록 감자 20㎏ 도매가격은 2만원 선을 뚫지 못했다.

이는 2018년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진 수준이었다.

감자 저장 기간이 길어질수록 하루가 다르게 무게도 줄고 싹이 나거나 군데군데 부패한 감자가 나와 농가 손실은 점점 불어났다.

[통통 지역경제] 강원도 위기 농가·소비자간 다리 놓으니 '미소 2배'
풍년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도 강원 농가를 힘들게 했다.

아스파라거스 생육에 좋은 조건을 갖춘 강원도는 이를 농가 소득 작물로 주력 생산하고 있다.

도내 아스파라거스 생산 물량은 전국 70%를 차지할 정도다.

2013년부터 수출을 추진해 2015년 11t, 2016년 18t, 2017년 18.6t, 2019년 25.6t 등 수출물량이 증가세이다.

하지만, 올해는 45t을 수출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판로가 막혀버렸다.

수출 물량이 국내 도매시장으로 유입된다면 가격 폭락이 자명한 상황이었다.

이에 강원도는 위기 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온라인 직거래 특판행사'를 해결책으로 꺼내 들었다.

[통통 지역경제] 강원도 위기 농가·소비자간 다리 놓으니 '미소 2배'
강원도는 먼저 각 농가에 쌓인 감자 재고를 파악하고 농민들이 원하는 최소 가격을 조사했다.

1㎏당 5천원이었다.

이에 판매가격을 1상자(10kg)당 소비자 구매가가 5천원으로 시중 가격보다 50% 저렴하게 정했다.

택배비와 포장재 비용은 도비로 지원했다.

주문 폭주로 사이트 서버가 일시 다운될 정도로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누리꾼들은 "마스크보다 사기 어려운 강원도감자", "감자 5부제 도입 시급", "감자 사려고 컴퓨터까지 바꿨다" 등 반응을 보였고 감자(Potato)와 매표(Ticketing)를 합친 '포켓팅'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아스파라거스 인기 역시 이에 못지않았다.

도는 수출 물량 중 일부인 20t(양구 14t, 춘천 3t, 화천 3t)을 특판으로 돌려 이달 20일부터 온라인 판매를 진행했다.

[통통 지역경제] 강원도 위기 농가·소비자간 다리 놓으니 '미소 2배'
소매가는 수출 가격과 동일한 1㎏당 7천원으로 정했고 감자와 마찬가지로 택배비와 포장재 비용은 도비로 지원했다.

온라인 판매를 개시하는 매주 월, 목요일 오전 10시마다 소비자들은 판매 사이트를 향해 클릭했고, 매번 1분을 채 넘기기 전에 매진 안내가 내걸렸다.

이러한 직접 판매는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만족을 주고 있다.

농가는 포장비, 택배비 등을 지원받아 매출을 고스란히 소득으로 돌렸고, 소비자는 국내산 농산물을 싼 가격에 맛봤기 때문이다.

게다가 누리꾼과 소비자들 사이에 직판이 큰 이슈가 돼 농산물 홍보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아스파라거스 특판 업무를 담당하는 전신재 도농업기술원 연구사는 "이번 직거래는 위기 농가에는 소득 보전을,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맛볼 기회를 동시에 주는 정책"이라며 "소비자들은 수입산과 비교할 수 없는 품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의 성공적인 직거래 정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통통 지역경제] 강원도 위기 농가·소비자간 다리 놓으니 '미소 2배'
2013년 동해안 도루묵이 풍어를 이뤄 판매에 어려움을 겪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판매에 나서 11억2천600만원어치(10만5천상자)를 팔아치웠다.

2014년에는 감자 10㎏들이 3만6천400여상자(4억3천700만원어치)를 판매한 바 있다.

도는 앞으로도 지역 농어업인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직판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리를 놓아줄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