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올해 1천4명 배정…중국인 근로자 대체 인력 물색
입국 기피 현상도…"실제 입국자 애초 배정 인원보다 적을 듯"

농번기 때 농촌의 일손 부족 문제 해결에 큰 보탬이 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수급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미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수급도 '비상'
법무부가 주관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은 농번기에 단기간(90일) 외국인 근로자를 합법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제도로 2015년 충북 괴산군이 전국 최초로 시행했다.

국내로 들어오는 계절근로자는 지방자치단체가 업무협약(MOU)을 맺은 외국 지자체의 주민 또는 관내 거주 결혼이민자의 본국 가족이다.

지자체가 필요한 계절근로자를 법무부에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90일간 체류 가능한 단기취업(C-4) 비자를 발급받은 근로자가 해당 농가에 배치되는 방식이다.

4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에 배정된 계절근로자는 2015년 괴산군 19명을 시작으로 2016년 3개 군 112명, 2017년 8개 시·군 342명, 2018년 8개 시·군 614명, 지난해 8개 시·군 840명 등 매년 늘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은 농가 또는 계절근로자의 개인 사정으로 실제 입국한 근로자가 각각 295명, 449명, 623명으로 배정된 숫자보다 적었지만 매년 증가세에는 변함없다.

도는 올해도 농가의 사전 신청을 받아 법무부로부터 8개 시·군 1천4명을 배정받았다.

전국에 배정된 전체 계절근로자 4천532명 중 22.2%를 차지한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인원으로 계절근로자가 그만큼 농촌의 일손 부족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이 인원이 모두 입국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수급도 '비상'
도내에 배정된 계절근로자의 국적을 보면 베트남 548명, 중국 203명, 캄보디아 157명, 네팔 50명, 필리핀 34명, 기타 12명 순이다.

이중 중국인 근로자는 중국이 코로나19 발원지라는 점에서 입국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6월 초순 중국 국적 201명, 캄보디아 국적 25명의 계절근로자를 받기로 했던 괴산군은 캄보디아 측에 중국인 근로자를 대신할 인원 증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6일 한국에 대한 여행 전면금지에 들어갔다가 이달 3일 해제한 필리핀도 현지 사정을 더 지켜봐야 한다.

다음 달 9일 제천시에 입국 예정인 올해 첫 계절근로자 100명에 필리핀 국적 21명이 포함돼 있다.

당장 이들의 입국 여부는 필리핀 현지 지방정부와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여기에 계절근로자 당사자가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한국 입국을 거부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할 여지도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개인 사정 등을 고려하면 배정 인원보다 실제 입국 인원은 적을 수밖에 없다"며 "아직 입국 시기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국내 코로나19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계절근로자 수급에 문제없도록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