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사자들과 간담회…박원순 "'박테일'로 현장 목소리 반영"
관광업계 "코로나19와 필드에서 전쟁 중…수혈 시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가 지원을 호소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3성급 관광호텔인 서울 중구 장충동 써미트호텔에서 14일 박원순 시장 주재로 서울시가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한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현재 상황을 '전쟁'에 비유했다.

정해진 씨티항공여행사 대표는 "저는 필드에서 전쟁하는 사람"이라며 "출혈이 굉장히 심하다.

피가 모자라서 수혈해야 한다"고 비유했다.

정 대표는 "서울시나 정부 당국이 대책은 잘 세웠는데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며 "4월까지 예약이 다 취소돼서 2월 수혈이 필요한데 이게 안 된다.

이런 디테일의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광인 명예시장을 맡은 양무승 투어2000 대표는 "고용 유지가 어려운데 신용보증재단이나 고용노동부의 지원 조건이 까다로워서 예나 지금이나 이용이 어렵다고들 한다"며 "좀 더 유연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김명섭 여행114 대표는 "내국인의 국내 여행도 있다"며 "지난해 12월 정부가 국내 여행 비용 100만원을 소득공제해 주겠다고 발표했는데, 빨라야 올 연말에나 시행될 것"이라며 "시장님이 정부에 말해서 조속히 시행되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박정우 진에어 영업지원팀장은 "현재 공무원들이 공무상 여행도 자제하는 상황"이라며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면 서울시부터 공무원과 그 가족들이 해외여행을 가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중국에 집중된 관광시장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차명석 루크코리아투어 대표는 "일본 시장에 정부가 너무 무심하다.

일본 손님들은 콘텐츠만 좋으면 온다"며 "일본도 도쿄올림픽 때문에 한국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고, 한국이 손을 내밀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혁 잭월드 대표는 "동남아 관광객들을 유치하는데,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아직 취소율이 다른 나라보다 낮다"며 "이런 시장을 지켜야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업계 "코로나19와 필드에서 전쟁 중…수혈 시급"
전문가들은 '서울은 안전하다'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지금은 긴 호흡으로 신뢰를 확보해야 할 시기"라며 "서울시가 '우리는 관광객도 관광 시민으로 보호한다'는 선언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지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3∼6월의 여행 수요를 일으키는 것이 핵심"이라며 "서울이 안전하다는 것을 홍보해야 한다.

안전 전문가가 동행하는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국내 12개 주요 여행사의 중국발(인바운드), 중국행(아웃바운드) 관광 예약 취소로 인한 피해액은 364억원이다.

특히 아웃바운드 관광은 95%가 취소됐다.

중국 관련 여행 상품의 문의나 신규 예약은 전무한 상태라고 한다.

중국뿐만 아니라 전반적 여행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동남아 등 다른 지역 관련 여행도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주요 여행사들은 직원 무급휴가, 희망퇴직, 안식년을 실시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박원순 시장은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배경에는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 즉 '봉테일'이 있었다"며 "코로나19 극복과 민생경제 회복에도 박원순의 디테일, '박테일'과 공무원 모두의 디테일이 필요하다.

현장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또 "중국과의 관계를 잘 푸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가 중국과 우한을 응원하는 동영상을 찍어서 중국에 보냈더니 3억2천만 뷰가 나왔다.

어려울 때 제대로 도우면 관광에서도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