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이전 작년말 경기선행지수 10년만에 최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사태가 불거지기 이전인 지난해 12월만 해도 향후 한국의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지표가 상당히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99.6으로 한 달 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상승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 국면인 2009년 9월(0.3포인트)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경기선행지수가 100을 밑돌면서 상승세면 앞으로 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한다고 해석한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보면 올해 상반기에는 경기 흐름이 나아진다는 기대가 컸던 것이다.

경기 선행지수가 오른 배경으로는 기업 투자심리 회복과 국내 기계수주 증가 등이 꼽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全) 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올랐다.

설비투자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국내 기계수주도 지난해 11월 전년 동월 대비 17.9% 늘어난 데 이어 12월에는 40.9% 급등했다.

우리나라의 경기선행지수 상승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터키(0.7포인트) 다음으로 컸다.

이밖에 독일(0.1포인트), 영국·미국(각 0.2포인트) 등 주요 선진국의 지표도 상승하면서 작년 말에는 전 세계적으로 경기 회복 조짐이 보였다.

신종코로나 이전 작년말 경기선행지수 10년만에 최대↑
다만 아직 반등하기도 전에 신종코로나 여파가 닥친 만큼 당분간 수출 등 경제지표가 부진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중국의 공장 가동이 멈추고 소비가 줄면서 일차적으로 한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김효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발표된 지표에는 신종코로나 영향이 크게 반영되지 않았으나, 2월 한국 수출을 시작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지표 부진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정상화될 경우 경기는 회복세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경기선행지수가 오른 데에는 미중 1차 무역합의에 따른 심리 개선이 주된 영향을 줬다"면서 "향후 지표에는 주가 하락, 심리지표 둔화가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