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제구조 변화로 물가상승압력 구조적 둔화"
'아마존 효과', 노조가입률 하락, 저가 중국산 유입 등 요인
미국, 장기간 경기확장국면 지속하면서도 저물가 유지 배경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장기간 경기확장 국면을 지속하면서도 저물가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경제 구조 변화로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의 구조적 둔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한국은행이 분석했다.

한은 뉴욕사무소의 이홍직 차장은 9일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미국의 저인플레이션 관련 최근 논의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 저물가 현상의 배경과 관련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및 시장 전문가들의 최근 논의를 정리해 소개했다.

보고서는 "전자상거래 확대, 시장집중도 심화, 기술발전 등이 물가상승을 추세적으로 제약하는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지속한 국내 저물가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도 지목되는 요인들이다.

보고서는 "최근 빠르게 확산하는 온라인 상거래는 온라인 업체 간, 온·오프라인 업체 간 가격 경쟁을 심화시켰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최대 온라인 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사업 분야를 확장할 때마다 해당 분야의 전통적인 강자들이 몰락하는 일(일명 '아마존 효과')이 되풀이돼왔다.

보고서는 미국 노동자의 교섭력 약화도 저물가 지속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고 전했다.

노조 가입률이 1980년 25%에서 2017년 10.7%로 하락하고, 외주인력 의존도가 높아진 게 협상력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노동 수요가 소수의 고용주에 집중되는 '고용주 집중' 현상이 심화한 게 임금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세계화 진전으로 저가 중국산 제품이 대거 미국 시장에 유입된 점도 물가 상승을 제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이 밖에 경기와 실업률간 음(-)의 상관관계(필립스곡선 이론)가 약화한 점, 미 연준의 효과적인 통화정책으로 물가 기대가 안착한 점, 의료보험 정책 변경 등이 저물가 장기화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