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앞두고 공개 비판…"주식 공동보유는 지배구조 개선 위한 첫 걸음"
KCGI "조원태, 경영위기 인식 못하고 타개책 제시못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그룹 계열사들의 이사회를 앞두고 조원태 한진 회장이 경영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뚜렷한 타개책도 내지 못한다며 비판했다.

KCGI는 6일 '공동보유 합의에 대한 KCGI의 입장' 보도자료를 내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계열사들과의) 한진칼 주식 공동보유 합의는 비전도 능력도 없이 한진그룹을 사유물처럼 운영하는 기존 경영 체제를 새로운 전문경영체제로 바꿔 지배구조 개선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공동보유 선언은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를 필두로 하는 기존 경영진이 한진그룹의 경영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뚜렷한 타개책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 전문 경영인 제도 도입을 포함한 경영방식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KCGI가 2018년부터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과도한 부채비율 해결을 촉구해왔고, 경영진은 2019년 미봉책으로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을 냈으나 이후 경영 개선 의지나 노력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KCGI는 특히 작년 3분기 말 대한항공의 부채 비율이 922.5%에 달한다고 지적하면서 "조원태 대표이사 등에게 책임경영체제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자고 요청해 그룹 위기에 대한 회사의 대응 방안을 듣고자 했으나 경영진은 'KCGI는 몇만 명의 주주 중 하나일 뿐'이라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공동보유 합의 이후 한진그룹 경영진은 뒤늦게 새로운 경영 개선 방안을 내고 주주들과 논의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주주들을 회사의 진정한 주인이 아닌 거추장스러운 '외부 세력'으로 보는 시각을 유지하는 경영진이 내는 방안에 진정성이나 신뢰성을 부여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KCGI는 "조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과의 주식 공동보유 합의는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것인데도 단순히 가족 간 분쟁으로 호도하는 일부의 왜곡된 시각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KCGI의 입장은 대한항공과 한진칼 이사회를 앞둔 상황에서 발표됐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진행했으며 한진칼은 7일 이사회가 예정돼 있다.

대한항공은 이사회 직후 서울 종로구 송현동 소재 토지·건물 매각,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 경영 개선 방침을 밝혔지만, 이에 대해 KCGI 관계자는 "3자 합의 소식을 듣고 급하게 이것저것 해보겠다는데, 진정성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KCGI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 17.29%를 보유해 단일 주주로서는 가장 많은 지분을 가졌으며, 최근에는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계열사들과 한진칼 주식 공동 보유계약을 맺어 사실상 조원태 한진 회장 체제에 맞서는 반대 전선을 구축했다.

KCGI와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계열사들의 지분율은 의결권 유효 지분을 고려하면 총 31.98%에 이른다.
KCGI "조원태, 경영위기 인식 못하고 타개책 제시못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