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높은 라면시장에서 이례적…대형마트 라면 3위 오르기도
농심 '앵그리 RtA' 화끈한 출발…2주만에 400만개 팔려
농심이 지난달 내놓은 라면 '너구리'의 매운맛 한정판인 '앵그리 RtA'가 매서운 초반 질주를 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출시됐는데 불과 2주 만에 400만개 넘게 팔려나갔다.

1월 말 설 연휴로 대형마트 상당수가 며칠씩 문을 닫았던 것을 고려하면 이런 성적표는 이례적이다.

더구나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 대형마트의 라면 매출 순위에서는 앵그리 RtA가 '신라면'과 '짜파게티'에 이어 매출 3위로 올라섰다.

신라면과 짜파게티가 라면 시장의 '철옹성'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앵그리 RtA는 시장에 등장하자마자 상당한 파괴력을 보인 셈이다.

소비자의 취향이 확고한 라면 시장에서 신제품의 진입은 쉽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최근 몇 년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라면 신제품은 출시 40일 만에 500만개가 나간 오뚜기 '소고기미역국 라면'과 보름 만에 300만개가 나간 농심 '신라면 건면' 정도가 꼽힐 뿐이다.

앵그리 RtA의 지난 2주간 흥행은 이들 제품의 성적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농심 관계자는 "출시 첫날부터 판매처 문의가 쇄도할 정도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았다"며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별칭을 실제 제품명으로 사용한 것이 소비자의 흥미를 유발했다"고 분석했다.

앵그리 RtA는 너구리 포장지를 거꾸로 뒤집으면 알파벳 'R·t·A'와 비슷하다고 해 붙인 이름이다.

기존 너구리보다 면은 더 굵어졌고, 3배 정도 매운맛이 강화됐다.

현재 한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제품 블로그 후기는 300건을 넘었고, 시식 후기를 올린 유튜브 영상 조회 수는 35만건을 넘겼다.

이런 '이름 비틀기'를 시도해 인기몰이에 성공한 제품으로는 지난해 팔도가 내놓은 '괄도네넴띤'이 있다.

이 제품은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 유행하던 '팔도비빔면'의 한글 표기 변형을 제품명으로 채택하는 '파격'으로 출시 한 달 만에 500만개를 팔았고, 결국 한정판 꼬리표를 떼고 정식으로 출시됐다.

너구리와 팔도비빔면 모두 농심과 팔도의 간판 제품이라는 점도 이채롭다.

각 회사의 매출을 지탱하지만, 역사가 깊어 소비자들에게 고루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데, 참신한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환기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농심 관계자는 "재미있는 제품의 콘셉트와 매운맛이 들어맞아 젊은 소비자의 관심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흥미를 끄는 다양한 '펀'(Fun) 마케팅을 펼쳐 친근하고 신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