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출 23% 증가한 35.3조원…배터리 매출 80% 증가 전망
'신종 코로나 악재'로 중국수요 둔화·중국공장 가동률 하향 불가피


LG화학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이익이 대폭 감소한 성적표를 냈다.

올해는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매출이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악재로 중국의 수요 둔화와 공장가동률 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LG화학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8천956억원으로 전년보다 60.1% 감소했다고 3일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3천761억원으로 전년보다 75.2% 급감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8조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역시 매출은 성장했지만, ESS 충당금으로 3천억원을 반영함에 따라 적자로 돌아섰다.
LG화학, 작년 영업이익 60% 급감…"ESS 화재 충당금 3000억원"
4분기 매출은 7조4천61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275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568억원으로 집계됐다.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차동석 부사장은 "연간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도 전지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세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나 ESS 관련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전사 이익 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4분기는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으나, 석유화학 부문의 계절적 비수기와 시황 악화에도 견조한 수익성 유지, 전지 부문의 자동차전지 손익분기점(BEP)에 준하는 실적 달성 등의 성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보다 23.4% 증가한 35조3천억원으로 제시했으며 시설투자는 지난해보다 13.0% 감소한 6조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올해 사업 전망으로는 석유화학 부문은 ABS와 PVC 등 다운스트림 제품의 호조가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업체들의 가동률 조정과 정기보수 집중 등에 따라 추가적인 시황 악화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 내 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차동석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중국 수요 불확실성 등에 따라 석유화학 부문은 1분기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화학, 작년 영업이익 60% 급감…"ESS 화재 충당금 3000억원"
또한, LG화학 관계자들은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난징(南京) 전지 소재 공장은 지방정부의 지침에 따라 가동을 중단하고 있으며 석유화학 공장은 장치산업 특성상 가동은 중단하지 않되 가동률을 하향 조절하면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공장들의 장기간 가동 중단에 따른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현지 물류가 어렵고 원부자재 수급 문제로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원부자재 공급망이 깨질 수 있는 것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협력사들과 비상계획을 마련했고 국내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다른 지역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 부문은 전기차 배터리 출하 증가에 따른 매출 확대가 지속하고, 신규 증설한 생산시설의 수율 안정화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올해 전지 매출은 지난해보다 80% 급증한 15조원으로 제시했으며 이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가 10조원을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 전지 담당 장승세 전무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은 생산시설 투자가 계속되고 있어 중장기적 영업이익률 목표는 한자릿 수 후반"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부문의 분사와 관련해서는 "여러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사업가치 제고 뿐만 아니라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 작년 영업이익 60% 급감…"ESS 화재 충당금 3000억원"
첨단소재 부문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생명과학 부문은 주요 제품의 판매 확대와 신약 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LG화학은 또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LG화학은 2012년 4월 LCD 유리기판 증설을 위해 신규투자를 결정한 바 있지만, 중국 내 급격한 생산설비 증가 등에 따라 시황이 계속 악화됐으며 사업이 회복세로 전환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철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