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군, 활동공간·교육 등 제공…작년 전국 경진대회 최우수상 성과

"다른 지역 농산물보다 저렴하지 않지만,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준 것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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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 지역경제] 6차산업 선도·미래 농업 모델 '화천 농부들'
최전방 강원 화천군의 유일한 강소농(强小農, 작지만 강한 농업인) 정유기 '화천 농부들' 대표의 소박한 소감이다.

정 대표는 38년간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군(軍) 생활을 하다 화천 농산물 맛에 반해 정착했다.

청정 자연으로 둘러싸인 제2의 고향에서 약 5년 전부터 와송을 재배하고 있다.

그는 "화천 농부들 회원들이 판로개척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각자 온라인 블로그 등을 통해 농사 과정을 있는 그대로 소개했고, 소비자들이 청정 농산물이라는 믿음과 관심을 가져주었다"고 말했다.

화천 농부들은 인구 2만5천명에 불과한 접경지역 화천에서 6차산업의 첨병으로 꼽힐 만큼 활발한 활동을 펼쳐 미래 농업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화천 농부들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은 2017년 10명의 회원이 결성했다.

접경지역 특성상 거리가 멀어 농산물 판로를 확보하기 쉽지 않지만, 절박함에 빠져있기보다 e-비즈니스 등 온라인 판매로 개척하자고 의기투합한 것이다.

처음 결성된 데다 어색하게만 느껴진 온라인 판매, 각자 농사를 짓는 입장에서 모임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던 탓에 성과는 미미한 듯했다.

[통통 지역경제] 6차산업 선도·미래 농업 모델 '화천 농부들'
하지만, 오직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토대로 고수익을 올리는 '작지만 강한 농업인'의 꿈을 좇던 회원들은 서로 이해와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 회원은 "판로개척이 절박했던 회원들이 짧은 기간 마음의 문을 연 것은 위기를 극복해보자는 의지가 모여 열정은 배가 됐다"고 말했다.

회원들이 생산하는 농산물은 자색와송을 비롯해 산초기름, 산마늘, 고추, 한과, 버섯, 비타민 나무, 블루베리 등 각양각색이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서로 농사짓는 과정을 통해 각자 어려움을 공유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지피지기 팜파티'라는 이름으로 회원간 농장을 찾아다니며 이해도를 높이기도 했다.

결성된 이후 화천 농부들은 홈페이지와 공동 브랜드를 제작하고 스토어팜에 입점하는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공동홍보와 판매로 외연을 확장했다.

지난해 2월에는 농업회사 법인으로 전환해 매주 목요일 열렸던 직거래장터와 찾아가는 금요장터, 강원도 DMZ 평화생태 장터 등을 찾아 강소농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들의 노력은 그대로 성과로 되돌아왔다.

[통통 지역경제] 6차산업 선도·미래 농업 모델 '화천 농부들'
지난해 온·오프라인을 통해 판매한 농산물이 1억원가량 판매액을 올렸다.

화천군의 든든한 행·재정적 지원은 이들에게 큰 힘이 됐다.

지난해 이들이 산천어축제를 앞두고 12월 17일 화천읍에 공동판매장을 여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화천 농부들 회원이자 전신 격인 나도람(나눠주고 도와주는 사람들) 박준웅 대표도 "공동판매장에서는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이웃 농민 농산품도 팔아주며 함께 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화천군의 관심과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화천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공동브랜드 포장재 지원은 물론 e-비즈니스 교육, 스마트폰 활용 교육 등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학습을 도왔다.

덕분에 회원 농가는 e-비즈니스 교육을 수료하고, 일부는 스마트폰 활용 지도사 1·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화천 농부들은 농촌진흥청이 마련한 전국 강소농 자율모임체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강원도 대표로 참가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들은 앞으로 회원들 농산물을 합친 패키지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등 새로운 농촌 모델을 제시해 나가기로 했다.

화천군 관계자는 "미래 신농업 모델로 주목받는 이들이 새로운 상품을 마음껏 실험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지원해 농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통통 지역경제] 6차산업 선도·미래 농업 모델 '화천 농부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