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입된 인구가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수도권 인구가 나머지 지방 인구를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부산 대구 경남 등에서 산업 부진으로 일자리가 부족해지면서 수도권 인구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작년 수도권(서울·경기·인천)으로 8만2700명의 인구가 순유입됐다.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나간 사람보다 들어온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2007년(8만2900명) 후 12년 만의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수도권 인구(2593만 명)가 비수도권 인구(2592만 명)를 넘어섰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전년 49.7%에서 50.0%로 높아졌다.

수도권 인구는 2013~2016년 4년 동안 지방으로 순유출됐다가 2017년 1만6000명 순유입으로 돌아선 뒤 매년 증가폭을 키우고 있다. 지방 경제가 부진을 거듭하며 일자리가 줄어들자 ‘그래도 먹고살려면 수도권밖에 없다’고 판단한 지방 거주민들이 수도권으로 대거 이주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산업 기반이 약해진 부산(2만3000명), 대구(2만4000명), 울산(1만 명) 등의 인구 순유출 규모가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진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마무리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다른 읍·면·동으로 이사한 사람의 비율(인구이동률)은 4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저출산·고령화와 경기 둔화, 부동산 규제 강화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