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와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중국뿐 아니라 세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우한 폐렴 위기가 제때 잡히지 않으면 세계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면서 27일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개장한 일본 증시는 2% 넘게 하락했다.

중국 국가위생보건위원회는 이날 오후 8시 기준 중국 30개 성(省)에서 2840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는 81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확진자는 전날 1975명에서 800명 이상 늘었고 사망자는 56명에서 하루 사이 25명 증가했다. 중국 내 의심 환자는 5794명, 중증 환자는 461명이다. 중국 당국은 현재까지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한 3만2799명을 추적하고 있으며 이 중 3만453명이 의학적 관찰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화권인 홍콩에서는 8명, 마카오 6명, 대만에선 4명의 확진 환자가 나왔다. 해외 확진 환자는 태국 8명을 비롯해 미국 5명, 싱가포르 일본 호주 말레이시아 각각 4명, 프랑스 3명, 베트남 2명 등이다.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6일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의 장거리 버스 운행을 중단시킨 데 이어 27일부터 외국 단체여행을 금지했다. 또 올해 춘제(春節·설) 연휴를 다음달 2일까지로 연장했다.

영국 인텔리전스유닛(EIU)은 우한 폐렴으로 올해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포인트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발병 당시인 2002~2003년과 달리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세계 경제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7일 국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내려가며 석 달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