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는 밀린 드라마나 영화를 몰아볼 수 있는 시간이다. 유튜브에도 볼 만한 영상이 많다. 그 중 광고는 90초 안에 수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복합 장르다. 드라마나 영화에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시간이지만, 잘 만든 광고는 그에 못지 않은 감동과 웃음을 준다. 설 연휴에 가볍게 찾아볼 만한 유튜브 내 화제의 광고들을 소개한다.
온라인 게임회사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리니지2M' 출시 광고는 지금까지 약 5400만 뷰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업로드 된 지 두 달 만이다. 전세계 곳곳의 명소가 90초짜리 영상 안에 총집합했다. 대만 101타워, 러시아 성 바실리 성당,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 일본 오사카 성, 파리 에펠탑 등을 차례로 보여준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을 남녀노소 구분할 것 없이 등장시켜 '게임으로 누구나 평등하게 만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광고를 '작품'으로 만든 건 배경 음악이다. 프랑스의 유명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가 부른 '사랑의 찬가(Hymne A L'amour)'를 삽입했다. 70년 전 발표된 고전 명곡이 더해지면서 "게임 광고에서 감동을 느꼈다"는 반응을 얻었다.
코오롱스포츠의 광고도 한 편의 다큐멘터리같다는 평을 듣는다. 겨울 시즌을 맞이해 공개된 광고 시리즈엔 광활한 자연 풍경을 담았다. 아이슬란드를 배경으로 한 영상에는 세찬 파도가 치는 해안가, 이끼 낀 허허벌판, 오로라가 넘실거리는 북유럽의 밤하늘이 펼쳐진다. 배우 김혜자씨가 등장해 "언제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르는 게 인생"이라며 "그래서 인생은 살아볼 만한 것"이라 읊조린다. 배우 유준열씨가 몽골 평야를 찾아 간 영상도 있다. 유목 민족이 말을 타고 삭막한 겨울 평야를 질주하는 모습과, 이들이 이동식 전통 가옥인 게르 안에서 불을 쬐며 웃음을 나누는 장면을 번갈아 보여준다. 홀로 당당하면서도 다른 이들과 인간미를 나누는 현지인들의 모습에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것 같다"고 호응했다.
시트콤처럼 웃음을 주는 광고도 있다. EBS 인기 펭귄 캐릭터 '펭수'가 등장하는 홍삼 브랜드 정관장 광고다. 펭수는 할 말 다 하는 직설적인 화법을 써서 최근 인기를 모은 캐릭터다. 약 4분짜리 영상에는 펭수가 설을 맞아 고향 남극으로 가는 항공권을 얻기 위해 각종 대결을 펼치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씨름 경기에서는 샅바를 쥐자 마자 내동댕이쳐지고, 제기차기 대결에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이거 잘못됐다"며 제기를 짓밟는다. 그러나 반전은 있는 법. 마지막 요들송 부르기 대회에서 과장된 퍼포먼스로 마침내 승리한다. 우여곡절 끝에 고향에서 부모 펭귄을 만난 펭수. 정관장을 건내며 극적인 상봉도 잠시, 펭수가 등장하는 영상답게 예상치 못한 상황이 펼쳐진다. 직접 찾아볼 사람들을 위해 설명은 비워둔다. 이 광고는 업로드 20일 만에 1900만 뷰를 넘었다.
곶감이 제철이다. 전국의 덕장마다 1월 중순까지 곶감이 주렁주렁 매달린다. 햇곶감은 지금이 가장 맛있다. 곶감으로 유명한 상주, 산청 곶감과 달리 '흑곶감'으로 유명한 고장이 있다. 충남 논산의 양촌리. 이 동네에선 "감을 말리면 노랗던 감도 모두 까맣게 변하는 전설이 내려온다"고 말한다.수령 300년의 감나무와 찬바람의 조화 양촌리는 '볕이 드는 골'이라는 뜻이다. 전북 완주군 운주면과 고개 하나로 맞닿아 있다. 해발 800m의 고지 도립공원으로 이름난 대둔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하지만 동네는 동녘을 향하고 있어 낮에는 환한 볕이 든다. 일교차가 큰 지역이지만 이름이 양촌리라고 지어진 이유다. 추웠다 더웠다를 반복하는 기후는 곶감 말리기에는 최적의 조건이다. 양촌리에는 수령 100년~300년에 이르는 감나무가 즐비하다. 감나무는 14만 그루가 넘는다. 200~400곳의 농가가 대를 이어가며 감 농사를 짓는다. 마을의 풍습에 따라 절기상 한로와 입동 사이에 드는 상강 다음날부터 감을 깎는다. 이산화황 훈증 처리 등 인위적인 건조시설 없이 지역 기후에만 의존하는 전통 방식을 여전히 고집하는 곳.수분 많은 월하시 60일 건조…하늘이 돕는 결실 흑곶감이 만들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품종 때문이다. 이 지역에 자생하는 '월하시(두리시)'는 다른 감 품종보다 수분이 많다. 말리는 기간이 다른 곶감에 비해 2배 정도 길다. 일반 곶감은 30~40일 정도 말리지만, 양촌리에서는 60일 정도를 말린다. 감을 말리다보면 색이 어두워지면서 당도가 같이 올라간다. 월하시를 오래 말리면서 자연스럽게 색깔이 검게 변한다. 오래 말리지만 속을 자르면 반건시처럼 말랑하고 부드럽다. 당도는 훨씬 높은 데다 식감은 더 쫀득한 흑곶감이 만들어진다. 오래 말리는 건 농부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수분이 많아 감이 무거워 꼭지에서 떨어지기 쉽다. 자연 건조를 고집하다보니 비와 냉해 등에 약하다. "하늘이 도와줘야만 60일 곶감의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권기용 양촌농협 유통팀장은 "토종 감나무에서 열린 감과 외부 개량종을 이 지역에 심어 얻은 감을 말려 비교해 보면 토종의 속이 더 꽉 차있다"고 한다. 나이를 얼마 안 먹은 땡감은 단단하고 색이 좋지만 막상 건조시키면 속이 알차지 못하다는 것. 오래된 나무일수록 감 품질이 뛰어나다. 1~2인 가구 '레트로 간식'된 곶감 곶감은 건강에 좋은 영양 간식으로 2~3년새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냉동실에 보관한 뒤 1년 내내 꺼내먹을 수 있어 1~2인 가구가 많이 찾는다. 이마트에서 곶감 판매량은 지난해 전년 대비 11.1% 증가했다. 올해 1월 들어서도 곶감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22.2% 늘었다. 이 중 흑곶감은 4~5만원대(24개~30개 기준)의 가격으로 설 선물세트의 인기 상품이 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건강한 간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마카롱 등의 매출은 크게 줄어든 반면 팥으로 만든 양갱과 모나카, 곶감 등 전통 간식의 판매량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곶감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씨가 없다고 알려진 청도반시를 청도에서 가져와 양촌에 심으면 씨가 날까. 답은 '그렇다'다. 청도에 심었을 때만 씨가 나오지 않는다. 청도가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고립지대라 흙이 틀이하다는 설, 개화기에 수정을 매개하는 곤충이 침입하기 힘들다는 설, 모든 나무가 암나무라 수정되지 않는 열매를 맺게 되어 그렇다는 설 등이 있다. 아직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증명된 건 없다. 감에서 떨어진 씨가 자생해서 열매를 맺으면 감이 열릴까. 정답은 '아니다'다. 감나무 씨를 그대로 심으면 '고욤나무'가 된다. 고욤은 감의 조상 격으로 떫은 맛을 갖고 잇다. 일반 감나무 또한 묘목 그대로 심으면 맛이 형편없고 떫기만 하다. 그래서 고욤나무가 묘목이 되면 이를 뿌리로 하고 감나무를 그 위에 접붙인다. 우리가 먹는 감은 모두 고욤나무의 뿌리에서 나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국내 5대 증권사(자기자본 기준) 중 3곳(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설 연휴 이후 유망주로 삼성전자를 제시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라 호실적이 기대된다는 이유다. 복병은 '30%룰' 적용 여부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8.96% 급등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메모리 업황 회복과 비메모리 성장으로 반도체사업의 실적이 다시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기대감에 삼성전자는 2020년 들어 사상 최고가를 수차례 갈아치웠다. 삼성증권은 한국 증시의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별적인 실적을 보여줄 것으로 봤다. 반도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51.3%를 차지하는 주력 사업이다. 이 중에서도 비중이 큰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반등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개인용컴퓨터(PC)용 DDR4 8Gb D램 제품의 현물 가격은 이달 들어 상승 흐름을 보이며 3.3달러 수준을 기록 중이다. 현물 가격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1월 고정거래 가격도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정거래 가격은 현물 가격을 뉘늦게 반영하는 특성이 있다. D램 고정거래 가격은 2018년 9월 8.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10월 2.81달러까지 떨어졌다. 11월과 12월에도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낸드플래시는 2019년 12월 메모리카드·USB용 범용 제품의 고정거래 가격이 전월 대비 2.55% 오른 4.42달러를 기록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재고가 소진되는 가운데 수요 증가가 겹쳐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메모리반도체의 수요는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 등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 클라우드 서비스의 경쟁 심화 등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끌 것이란 예상이다. 5세대(5G) 통신 및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의 고도화도 반도체 소비를 증가시킬 요인이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2020년 영업이익이 442조원으로 전년 대비 60% 급증할 것으로 추산했다. ◆ 30%룰 적용 시, 1조 매물 우려삼성전자는 한국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대장주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따른 세계 경제의 회복,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 등으로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잘 나가도 문제다. 시가총액이 너무 커져 버렸다. 거래소는 지난해 6월 코스피200지수 내 특정 종목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생길 문제를 감안해 시가총액 비중 상한제(CAP, 30%룰)을 도입했다. 코스피200 내 한 종목의 시총 비중이 30%을 넘어서면 이를 30%로 낮추고, 다른 종목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CAP은 6월과 12월 선물만기일 다음 거래일에 적용한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의 비중이 너무 커져 조기 적용을 검토 중이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코스피200 내 비중은 33.0%를 기록했다. 현 상황에서 CAP이 적용되면 1조원대 매물(코스피200 추종자금 30조원 가정)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CAP이 적용되면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운용사는 비율에 맞춰 기계적으로 삼성전자 비중을 줄이는 작업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매도하지 않으면 코스피200과 ETF간 추적오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CAP 적용에 따른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로 삼는 것도 적절한 대응이라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의 CAP 적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게 거래소 측의 답변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과도한 쏠림을 우려해 자산운용사 등 업계에서 CAP 적용의 요구가 있다"며 "조기 적용할 것인지, 적용하면 시기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