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억 투입한 기찬랜드에도 토사 떠밀려와…피해 주민들 반발
영암 태양광 공사 흙탕물 상수원까지 위협…장흥군의회 항의
전국 최대 규모인 전남 영암 금정면 활성산 태양광 시설공사로 발생한 흙탕물이 전남 서부권 상수원으로 흘러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0일 영암 금정면 주민들에 따르면 2001년 준공된 영암군 금정면 연소저수지 저수량은 100만t으로 인근 농경지 80㏊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상류에서 진행된 태양광 발전 공사로 저수지에 누런 황토물이 흘러들어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한 주민은 "흙탕물 유입으로 토하 양식장과 논농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태양광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뒤 저수지 수질이 변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육안으로도 누렇게 바뀐 물은 실제 탁도가 태양광 공사 이전보다 2배 이상 높아졌고, 지난해 8월 측정한 탁도도 '나쁨 등급' 기준(15)을 4배 가까이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이 저수지의 피해가 여기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어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흙탕물로 변한 저수지 물은 장흥댐까지 이어진다.

장흥댐은 목포와 강진, 무안 등 전남 9개 시군에 식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상수원이다.

장흥군 의회는 지난해 11월 중순 태양광 발전 건설 현장을 찾아가 흙탕물 유입에 항의한 바 있다.

위등 장흥군의회 의장은 20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저류 시설을 하지 않아 흙탕물이 내려와 표고버섯 농장에도 유입되는 등 농민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며 " "흙탕물이 계속 유입되는지 다시 현장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침사지 등에 물을 가뒀다가 나가는 물은 줄일 수 있지만, 흙탕물이 나가는 것은 막지 못한다"면서 "공사 현장인 활성산의 흙 입자가 작아 손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태양광 시설 업체는 주변 녹화사업이 완료되면 3년여쯤 흙탕물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의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정면 활성산에는 D업체가 국내 최대 규모인 93MW급 태양광 발전 단지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6월 완공 예정이다.

이 공사는 2018년 9월 당시 산자부 장관까지 내려와 기공식을 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영암 태양광 공사 흙탕물 상수원까지 위협…장흥군의회 항의
공사 과정에서 연소 저수지 말고도 33억원이 투입된 뱅뱅이골 기찬랜드 휴양시설에도 피해가 나타나 말썽을 빚고 있다.

계곡 언저리에 풀장 3개와 놀이기구를 설치한 자연계곡형 휴양시설에는 매년 여름 6천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태양광 발전시설 공사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운영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