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현석 "6∼7월 로봇제품 출시…건조기 수준 가격대"

CES 2020 기자간담회…"볼리는 로봇 아닌 IoT 디바이스"
"IoT 사업 국내만 2만가구 수주…빌트인 매출 매년 2배씩 성장"

삼성전자가 올해 6∼7월 상용화 로봇 출시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김현석 사장은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 개막날인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김현석 사장은 "6월 혹은 7월 정도에 소비자가 살 수 있는 (로봇) 제품이 나올 것"이라며 "프로젝트 프리즘 세 번째 혹은 네 번째 제품으로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프리즘은 작년 처음 소개된 맞춤형 가전 전략으로 김현석 사장은 "앞으로 모든 제품을 프로젝트 프리즘으로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해 CES에서 김현석 사장은 로봇 연내(2019년) 출시를 공언했으나 올해 CES까지도 상용화된 제품은 없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대를 간과해서 늦어지고 있다"며 "큰 사이즈의 건조기 가격 안에 들어가게끔 만들도록 했다"고 말했다.

보행보조 로봇 젬스(GEMS)의 경우 상용화에 앞서 잘 걷지 못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한 제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처(FDA) 승인을 받는 과정 중에 있다.

이날 김현석 사장은 전날 기조연설 주제였던 삼성의 새로운 비전 '경험의 시대'(age of expereance)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여러 개의 기기가 연결돼야 하나의 경험이 되고, 볼리는 여러 기기를 컨트롤하는 IoT 기기 중 하나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볼리도 스마트 싱스라는 플랫폼 위에서 돌아다니는 것"이라며 "로봇이 아니라 상호작용 디바이스"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볼리 출시 계획을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

김현석 사장은 이와 관련 "볼리는 노인, 어린이 등을 케어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걸 어떻게 상품화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삼성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을 깐 사람이 1억1천200만명 정도이고 그중 '액티브'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5천200만명"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부스에서 공개된 IoT 허브 중 하나인 갤럭시 홈 미니의 경우 "마지막 점검 중이고 굉장히 빨리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석 사장은 IoT 사업 성과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공개했다.

그는 "아파트 전체를 IoT로 커넥트해 주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국내 기준 2만가구 아파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축 아파트들은 다 IoT를 하고 있고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2천444가구가 삼성 IoT를 깔기 시작했다"며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내 빌트인 시장에서의 매출은 매년 2배씩 성장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주 위주의 빌트인 시장은 7∼8%씩 성장하고 있으며 삼성은 후발주자다.

김현석 사장은 향후 IoT 허브로 엣지 컴퓨팅(분산 컴퓨팅)이 활용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프라이버시 침해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볼리도 프라이버시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온디바이스 AI는 데이터가 집 안에서만 머물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김현석 사장은 프로젝트 프리즘 제품 출시 계획도 보다 구체화했다.

이 역시 작년 출시를 계획했다가 전략을 수정했다.

그는 "연말보다는 연초가 좋겠다는 판단으로 1월 말에서 2월 초 중에 두 번째 프로젝트 프리즘 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며 "세탁기와 건조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공개한 프로젝트 프리즘 첫 번째 제품인 비스포크에 대해서는 "팬덤을 형성하자는 마케팅으로 매우 큰 성공을 거뒀다"며 "팬덤이 형성되니까 마케팅을 소비자 스스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CES에서 공개한 식물재배기에 대해서는 "작년 KBIS(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프라이빗룸에서 이미 선보인 바 있다"면서 "기술 완성도 보다는 시장을 더 보고 시기를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 측은 CES 개막 전부터 줄곧 주목을 받아온 AI 프로젝트 '네온'(NEON)과 관련 운영 독립성을 가진 사내 벤처 성격의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 자회사 STAR랩스는 '인공 인간' 프로젝트를 이번 CES에서 공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공개된 네온 전시관에서는 AI 기술로 만들어진 아바타와 실제 인물을 섞어 전시해 관람객들이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아바타가 표정을 짓거나 말을 하는 시연도 펼쳤지만 아직은 사람이 일일이 동작해야 한다는 게 네온 측 설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