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은 국내 판매 중인 주류제품 20개를 조사한 결과 영양성분을 표시한 제품은 1개뿐이었다고 17일 밝혔다.소비자원은 시장점유율이 높은 맥주 10개, 소주 5개, 탁주 5개 제품을 대상으로 열량을 비롯한 영양성분 표시 여부를 검사했다. 조사 결과 수입 맥주인 하이네켄을 제외한 19종이 모두 열량을 표시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주류 제품도 영양정보를 표기하도록 제조사에 권하고 있지만 의무 규정은 아니다. 반면 소비자원이 무작위로 검사한 수입맥주 10종은 모두 열량이 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유럽연합(EU)의 경우 2017년부터 주류 열량 표기를 의무화한 만큼, 국내에서도 소비자 건강을 위해 이를 의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주류에 대한 영양표시 의무화를 요청할 계획이다.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시급 1만원, 출퇴근 차량 및 중식 제공.’하이트진로의 경기 이천공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조건이다. 업무는 소주 공병 선별 및 세척, 공장 내 환경미화 등이다. 이 일에 60대 이상 장년층이 몰려들고 있다. 지역에선 ‘최저 시급(올해 기준 8350원)에 딱 맞춰주는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일자리보다 훨씬 낫다’는 얘기가 나온다.하이트진로는 이천공장에서 참이슬, 진로이즈백 등 소주를 생산한다. 공병 재처리는 소주 생산에서 중요한 과정이다. 소주병 1개를 제작하는 데 300원이 들지만, 세척 비용은 60~70원에 불과하다. 세척 후 재사용하는 게 이득이다. 주류업체들은 소주병을 7~8회 정도 재사용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소주 공장에선 공병을 분리하고 세척하는 인력이 필요하다. 이천공장에서 공병 재처리 일을 하는 사람은 하루 8시간 일한다. 원하면 4시간의 특별 야근도 할 수 있다. 최대 12만원까지 벌 수 있다.하이트진로는 주로 벼룩시장 구인광고나 인력업체 소개를 통해 사람을 모집한다. 기존 근무자가 지인을 소개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공장 정규 직원과 같은 식사를 제공받고 출퇴근 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이천공장에선 현재 80여 명이 공병 재처리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진로이즈백이 인기를 끌면서 일감이 늘었다.주류업계는 공병 재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초록색 규격병을 사용하고, 교차 회수해 다른 브랜드의 라벨을 붙여도 무방하도록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투명한 데다 디자인도 독특한 진로이즈백의 공병은 다른 업체에서 사용할 수 없다. 하이트진로가 공병을 모두 떠안아야 해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공장 관계자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닌데도 시급이 높다는 점 때문에 어르신들이 많이 지원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