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확 줄여도 여성은 발탁…신 회장 "여성 인재 계속 늘려라"
롯데그룹의 전체 임원 수는 600여 명이다. 롯데가 19일 발표한 인사 결과를 분석해보면 신규 임원 및 승진 임원 수는 170명으로 지난해보다 114명이나 줄었다. 비상경영에 따른 임원 수 축소에도 불구하고 여성 전체 임원 수는 지난해와 같은 36명을 유지했다.

3명은 새로 임원을 달았다. 상무로 승진한 장여진 호텔롯데 마케팅부문장이 대표적이다. 장 상무는 2015년 미국 뉴욕 팰리스호텔 인수, 2017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대호텔 인수에 참가하는 등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데 기여한 점이 고려됐다. 롯데그룹 전체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전략에 맞춰 롯데호텔의 홈페이지 및 예약 시스템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홍기획에선 양수경 전략솔루션1팀장이 상무가 됐다. 업계를 아우르는 광고 캠페인 전략을 세우고, 새로운 광고주 개발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박미숙 롯데월드 서울스카이 운영팀장 역시 이번 인사에서 임원이 됐다.

기존 여성 임원의 상당수도 승진했다. 진은선 롯데칠성음료 디자인센터장, 조수경 롯데슈퍼 온라인사업부문장, 유혜승 롯데홈쇼핑 OneTV부문장, 강수경 롯데첨단소재 선행디자인부문장 등이 승진한 여성 임원들이다.

롯데그룹은 여성 인재 양성을 중요시하는 신동빈 회장의 경영 철학에 따라 여성 임원을 확대하고 있다. 신 회장은 2017년 롯데지주 출범 당시 “롯데에서 여성 인재들이 유리천장의 벽을 느끼게 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법인에서 승진한 외국인 임원들도 눈길을 끈다. 롯데제과는 카자흐스탄 라하트 법인의 콘스탄틴 페도레츠 법인장과 인도 하브모아 법인의 아닌디야 두타 법인장을 임원으로 신임했다.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의 휴메이르 이잣 법인장도 실적 개선의 성과를 인정받아 승진했다. 롯데 관계자는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현지법인에서 일하는 현지 전문가를 임원으로 적극 발탁하라는 신 회장의 주문이 있었다”며 “현지인을 법인의 대표로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