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모색하는 민간단체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12일 출범했다.

초대 회장을 맡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이날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한 창립총회에서 "한국 자본시장 최초의 투자자 중심 포럼으로서 투자자 관점에서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류 대표는 "현재 소수 지배주주 중심의 기업 거버넌스(기업 조직 내부 통제 및 절차 체계)는 기업의 장기적 성장보다는 지배권 강화를 우선시하고 있다"며 "다수의 주식을 보유한 일반 주주들이 소수의 주식을 보유한 지배주주에 의해 의도적으로 거버넌스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데도 기업이나 경영자가 아닌 투자자의 관점에서 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며 "본 포럼은 지금까지 자본시장에서 조직화된 발언권이 없었던 일반 투자자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활동 계획으로는 ▲ 상법·자본시장법·거래소 규정 등 제도 연구 및 학술 교류 ▲ 투자자·사외이사·감사위원의 독립성 및 전문성 함양을 위한 교육 사업 ▲ 기업 거버넌스 관련 주요 분쟁 자문 및 정책 건의 등을 제시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연기금, 사모펀드, 창업투자회사 등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금융투자업계와 학계의 전문가들이 모여 자율적으로 결성한 민간기구다.

발기인으로는 올해 '행동주의 펀드'로 주목받은 KCGI의 강성부 대표와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대표,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홍성국 미래에셋대우증권 전 대표,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 등이 참여했다.

한편 이날 창립총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한스-크리스토프 허트 헤르메스EOS(Hermes Equity Ownership Services Ltd.) 공동대표는 "아시아 지역 기업은 소수 주주의 지배력이 크고 기업정보 공개가 다소 미흡하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기업과 투자자가 서로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고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기업 이사회 구성 측면에서 다양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우진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기관과 외국인은 경영 간섭의 주체가 아니라 기업 가치 증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반자"라며 "주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