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硏 토론회…"복잡한 상품구조가 투자자 '행태적편의' 유발"

파생결합증권이 복잡한 상품 구조로 위험 과소평가, 기대수익 과대평가 등 투자자들의 '행태적 편의'를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금융소비자학회는 3일 서울 금투센터에서 '행태경제학 관점에서의 금융소비자 보호' 토론회를 열었다.

행태경제학은 전통적 경제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제 주체의 비이성적·비합리적 의사결정을 연구하는 분야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제발표에서 "파생결합증권 상품 구조의 복잡성으로 발행자·판매자와 투자자 사이 정보 비대칭성이 크고 투자자의 투자 의사 결정에는 행태적 편의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파생결합증권은 유가증권과 파생금융상품이 결합한 형태로 기초자산 가치 변동에 따라 수익이 정해지는 증권이다.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사채(ELB), 기타파생결합증권(DLS), 기타파생결합사채(DLB) 등이 포함된다.

김 연구위원은 투자자의 행태적 편의로 투자위험 과소평가, 기대수익률 과대평가, 과잉 확신, 시장과 상품에 대한 정보 없이 투자하는 도박 성향 등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는 파생결합증권의 투자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기대수익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과잉 확신이나 도박 성향을 가진 투자자일수록 파생결합증권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파생결합증권 발행자와 판매자는 수익 극대화를 위해 이러한 투자자의 행태적 편의를 활용한 상품 구조와 판매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구조가 복잡한 상품이나 쿠폰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이론적 가치보다 과대평가된 가격에 발행하거나, 금융이해도가 낮은 투자자나 투자의사 결정에 판매자 의존도가 높은 투자자에게 복잡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파생결합증권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행태적 편의를 유발하는 정보제공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정보 비대칭성을 줄이는 동시에 투자자의 행태적 편의를 최소화하는 판매 관행이 정착하고, 상품의 위험성과 복잡성 수준에 따라 투자자 적합성 기준을 체계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승재 세종대 교수는 "인간은 제한적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으며 편견에 의해 의사결정을 한다"며 "인간에 대한 분석 없이는 자본시장 규범 설계가 이뤄질 수 없어 행태경제학 성과 반영이 금융소비자보호 규범 설계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행태경제학은 올바른 인식 형성과 의사결정을 저해하는 금융상품 제조 및 판매자 책임에 대한 분석의 근거를 제공한다"며 "판매자가 금융 소비자의 올바른 인식 형성이나 의사 결정을 저해할 인센티브를 갖지 않도록 제도 설계 및 운용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