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충석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자동 배차로 승차 거부 근절"
"부르면 오는 서비스로 시민에게 사랑받는 택시되겠다"
"승객 만족이 택시업계 살길"…'온다 택시' 도전장
서울시 택시업계가 28일 '온다 택시'를 앞세워 대기업이 장악한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날 출시된 온다 택시 애플리케이션은 카카오택시와 '타다'에 대항해 서울시 양대 택시조합이 처음으로 선보인 호출 서비스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기존에도 업계 자체 호출 앱이 있었지만, 주도권은 서울시나 교통 결제 서비스 업체 티머니에 있었다.

그러나 온다 택시는 기사 모집부터 서비스 운영까지 법인 택시 조합인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과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주도한다.

티머니는 결제 플랫폼과 서비스 지원을 맡았다.

문충석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연합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승객 만족도를 제고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우리의 살길"이라며 "승차 거부를 없앤 온다 택시가 그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온다 택시는 기존 택시 호출 앱과 차별화를 위해 골라태우기 방지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앱은 승객이 승차를 요청한 위치에서 일정 반경 이내의 모든 차량에 콜을 보내고, 콜을 먼저 수락한 기사에게 배차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기사가 목적지를 보고 원하는 승객을 골라태우는 일이 적지 않았다.

"승객 만족이 택시업계 살길"…'온다 택시' 도전장
그러나 온다 탭시는 인공지능(AI) 자동배차 시스템을 활용해 호출 승객의 반경 1㎞ 이내 최단 거리에 있는 택시 한 대를 자동으로 배치한다.

또한 승객이 타기 전까지 기사에게는 목적지를 노출하지 않는다.

기사는 서울 시외인 경우에만 목적지를 미리 알 수 있을 뿐 나머지 서울 시내는 승객이 탄 뒤 미터기의 주행 버튼을 눌러야만 목적지를 확인할 수 있다.

문충석 이사장은 "택시 본연의 기능인 '승객이 부르면 온다'는 콘셉트에 집중했다"며 "최적 배차를 통해 승객이 택시를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기사 역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 입장에서는 기존 모바일 앱과 달리 카드 결제기를 통해 콜을 받을 수 있어 콜 수신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승객이 내는 호출비(콜비)는 따로 없다.

조합은 향후 서비스가 활성화하면 콜비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연말연시 승객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온다 택시는 사전 모집한 법인택시 2천대, 개인택시 2천대 등 총 4천대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서울 전체 택시 약 7만2천대의 5%에 해당하는 규모다.

참여 택시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택시를 잡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콜을 수락하지 않더라도 기사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는다.

두 조합은 호출 실패 시 바로 재호출을 하기에 승객에게 별다른 피해가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향후 데이터를 분석해 배차 요청을 일부러 거절하는 기사를 가려낼 계획이다.

"승객 만족이 택시업계 살길"…'온다 택시' 도전장
문충석 이사장은 "최초 모집 시 일주일 만에 목표치를 달성했고, 현재 가입 대기자도 상당히 많다"며 "참여 기사를 꾸준히 늘리면서 서비스 교육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다'의 서비스 확대에 대해 문충석 이사장은 "타다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불법 운행을 계속하며 확장을 기도한다면 다시 장외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고수했다.

문 이사장은 "불법적인 유상운송행위에 단호히 대처하며, 국토부의 택시 제도 개편 방안에 발맞춰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로 온다 택시를 단계적으로 발전시켜가겠다"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시민에게 사랑받는 택시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