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32% 감소…2013년 이후 100만㎏ 이하 처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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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평어장의 올해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30% 넘게 줄어들면서 6년 만에 100만㎏ 이하로 떨어졌다.

지역 어민들은 해저가 각종 쓰레기로 오염돼 더는 꽃게가 서식할 환경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28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올해 봄어기(4∼6월)와 가을어기(9∼11월)를 합친 연평어장의 총 꽃게 어획량은 68만4천㎏으로 지난해 어획량 100만9천㎏보다 32만5천㎏(32%)이나 줄었다.

특히 올해 봄어기 어획량 20만7천㎏으로 지난해 19만2천㎏보다 다소 많았으나 가을어기 어획량은 47만6천㎏으로 집계돼 지난해 81만7천㎏보다 40% 넘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올해 연평어장의 어민 수입인 어획고도 122억원으로 지난해 167억원보다 45억원(27.1%)이 감소했다.

연평어장 어획량이 100만㎏ 이하로 떨어진 건 2013년 97만2천㎏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더 큰 문제는 최근 몇 년간 어획량이 계속 줄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118만6천㎏, 2016년 136만4천㎏, 2017년 154만6천㎏으로 증가했으나 이후부터 2년 연속 해마다 30% 이상 감소했다.

올해 4월부터 연평어장을 포함한 서해 5도 어장이 확대되고 55년 만에 처음으로 야간조업도 허용했지만 어획량 증가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연평도 어민들은 해양 쓰레기로 서해가 심하게 오염된 탓에 꽃게 어획량이 계속 줄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평도 등 서해 5도 어장은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폐그물이나 스티로폼 등 해양쓰레기 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22년째 연평도에서 조업 중인 어선 선장 오모(51)씨는 "올해 꽃게는 완전히 '꽝'"이라며 "통발을 어장 바닥에 내려놓아도 꽃게가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고 울상을 지었다.

그는 "올해 수온은 잘 맞았지만 어장 바닥이 지저분한 각종 쓰레기와 그물로 뒤덮여 꽃게가 서식하지 못한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아예 꽃게 조업은 접고 납치나 돌게만 잡을 생각"이라고 토로했다.

신중근(53) 연평도 어촌계장도 "인천시나 옹진군은 '주기적으로 3년마다 꽃게 어획량이 줄었다가 늘었다 한다'고 말하지만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니라서 대책이 없다"며 "많은 어민이 해양 오염을 원인으로 이야기 한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몇 년간 연평어장의 꽃게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하자 조업에 나서는 어선 수도 대거 줄었다.

최동희(68) 소연평도 어촌계장은 "과거 많을 때는 소연평도에서만 어선 27척이 꽃게잡이를 했는데 올해는 7척뿐"이라며 "꽃게 자원이 감소해 어획량이 좋지 않으니 많은 어민이 배를 팔았다"고 털어놨다.

과거 한때 인천 전체 꽃게 어획량의 25%가량을 차지했던 연평어장에서는 산란기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4∼6월과 9∼11월에만 조업을 허용한다.

연평어장은 2천년대 서해 지역 꽃게 대표 산지로 유명했으나 2009년 이후 어획량이 계속 줄면서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9년 295만kg을 정점으로 2010년 242만kg, 2011년 225만kg, 2012년 189만kg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3년 역대 최저인 97만kg에 그쳤다.

2014년 이후에는 매년 110만∼150만㎏대를 유지했다.

최근 5년간 국내 해역별 꽃게 어획량 중 서해가 전체의 85%를 차지했으며 이 가운데 인천해역은 47%, 연평어장은 10%였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과학적인 조사 없이 꽃게 어획량 감소의 원인을 해양쓰레기로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내년에 서해5도 해양쓰레기 수거 사업 예산을 대폭 늘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