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성장 중인 하이퍼카 시장
-소비재 넘어 투자 목적 구입 가능성 커


최근 국내 하이퍼카 시장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다양한 하이퍼카 회사들이 한국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며 대기업 중심으로 수입 및 판매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 일각에선 예전과 다른 양상으로 국내 하이퍼카 시장의 성장 여력이 충분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이빔]대당 30억 하이퍼카 시장, 태동기를 맞다


하이퍼카는 최고출력이 1,000마력에 이르는 고성능 슈퍼카를 뜻한다. 한정판으로 만들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고 그만큼 가격도 수십억 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출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기파워트레인이 새로운 동력원으로 급부상하면서 대중 양산차 브랜드도 속속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 하이퍼카 제조사들 역시 빠르게 대응하면서 시장은 점차 확대되는 중이다.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서 한국에서도 하이퍼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15일 안마의자 제조사인 바디프랜드가 코닉세그 국내 총판인 코닉세그코리아를 세웠다. 첫 시판 제품으로 예스코를 선택했다. 예스코는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하이퍼카로 V8 5.0ℓ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 1,600마력, 최대 152.9㎏·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무게와 동력 손실을 줄인 9단 자동을 조합했다. 최고속도는 482㎞/h에 이른다. 가격은 3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뒤이어 지난달 말에는 독일 하이퍼카 제조사 아폴로오토모빌이 슈퍼카 직수입 업체인 A1 인터내셔널을 통해 아폴로 IE(인텐서 에모지오네)를 국내 공개했다. 트랙에서만 탈 수 있는 이 차는 대부분의 요소를 통 카본으로 만들어 높은 강성을 확보했고 무게는 고작 1,250㎏에 불과하다. 또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2.7초면 충분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334㎞다. 가격은 약 36억 원으로 회사는 한국 소비자를 향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이빔]대당 30억 하이퍼카 시장, 태동기를 맞다


이와 함께 애스턴마틴, 맥라렌을 수입·판매하고 있는 기흥인터내셔널은 하이퍼카 제조사 오토모빌리 피닌파리나와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피닌파리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 싱가포르, 홍콩, UAE, 일본에 이어 5번째 진출 국가로 한국을 선택했으며 출시 차로는 최고 1,900마력, 최대 234.6㎏·m를 내뿜는 한정판 전기 하이퍼 GT카 '바티스타'를 낙점했다. 참고로 기흥인터내셔널은 지난 8월에도 20억 원에 이르는 애스턴마틴 발할라를 국내 선보여 하이퍼카 시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내년에도 국내 하이퍼카 시장은 뜨거울 전망이다. 1992년 설립한 이탈리아 하이퍼카 제조사 파가니와 폭스바겐그룹에 소속돼 수많은 신기록을 보유한 부가티도 내년 한국 땅을 밟는다. 특히 국내 총판을 대기업인 효성그룹과 한국타이어가 맡을 것으로 전해지면서 보다 안정적인 수급 및 운영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하이퍼카 회사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상위 계층을 중심으로 높은 소득 수준과 성장, 그리고 수요 때문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리처드 송 아폴로 회장은 "드러내지 않으면서 하이퍼카를 찾는 수요가 한국에 많다"며 "충분한 시장 가능성을 봤고 특별함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한국에 신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하이퍼카 수입 관계자들은 "슈퍼카를 뛰어넘는 오직 나만을 위한 차를 원하는 한국 소비자가 많다며 상황이 예전과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하이빔]대당 30억 하이퍼카 시장, 태동기를 맞다


구매자들의 인식도 한몫한다. SNS의 발달로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익명의 슈퍼카 오너는 "연령대가 낮은 일부 슈퍼카 오너들은 감추기보다는 오히려 드러내고 싶어 한다"며 "과시가 아닌 나만의 즐거움을 찾고자 SNS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또 "남들과 다른 차를 찾고 싶어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판매가 많은 슈퍼카를 처분하고 돈을 모아 하이퍼카나 한정판 차를 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패턴의 변화 역시 성장을 부추긴다. 하이퍼카를 단순한 소비재로 보는 게 아닌 새로운 투자 목적으로 선택하는 것. 한 하이퍼카 업계 관계자는 "실제 오너가 차를 구입한 뒤 운행하는 킬로수는 100㎞ 미만"이라며 "수집 개념으로 갖고 있다가 시간이 지나고 가치가 뛰면 경매를 통해 차익을 벌기도 한다"고 말했다. 재테크 개념의 장사 수단으로 차를 구입하는 큰 손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에는 다양한 연령대를 가진 상위 1% 계층이 하이퍼카 구매자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시장이 안정화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탈세를 비롯한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수입사들은 무분별한 경쟁보다는 투명하고 안정성이 보장된 상태에서 차를 수입 및 판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 막 태동을 시작한 하이퍼카 시장이 또 하나의 자동차 생태계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뜬구름에 그칠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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