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이탈리아-미국 합작 자동차회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 자동차를 생산하는 프랑스 PSA 그룹이 합병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양측이 논의 중인 하나의 가능성은 동등한 지분의 합병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WSJ은 또 합병시 푸조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CEO)가 합병법인의 CEO를 맡고, 피아트 창립자인 잔니 아넬리의 손자이자 현재 FCA의 회장을 맡고 있는 존 엘칸이 같은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WSJ은 다만 "현재 협상은 유동적이며 최종 합병 합의에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는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합병 시나리오는 최근 FCA와 프랑스 르노자동차의 합병 추진이 무산된 가운데 나왔다.

앞서 FCA는 지난 5월 말 르노에 합병을 공식 제안했다. 일본의 닛산·미쓰비시와 제휴관계인 르노와 FCA가 합병하면 폴크스바겐과 도요타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라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이목이 쏠렸지만 FCA는 6월 합병 제안을 철회했다. 르노의 1대 주주인 프랑스 정부는 구매 비용 절감,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 개발비용 분담 등 두 그룹의 합병이 가져다줄 이익이 크다고 판단해 합병을 지지했지만, 르노의 노조는 일자리 감소를 우려해 반대했기 때문이다. 다만 마이크 맨리 FCA의 CEO는 지난 8월 "(합병을 추진했던) 산업적 논리는 현재도 그대로"라면서 "상황이 변하면 꿈이 모여서 무엇인가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혀 르노와의 합병 추진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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