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으로 컴퓨터 조종한다…페이스북, 뇌과학 스타트업 인수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종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뇌 과학 스타트업을 인수한다.

페이스북의 증강현실/가상현실(AR/VR) 부문 부사장 앤드루 보스워스는 23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뇌의 전기 신호를 이용해 컴퓨터와 통신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컨트롤-랩스(CTRL-labs)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보스워스는 "기기, 기술과 소통할 수 있는 보다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며 "우리는 그 방법들을 만들길 원한다.

이것이 우리가 컨트롤-랩스를 인수하기로 한 이유"라고 말했다.

컨트롤-랩스는 손목에 착용하는 밴드를 이용해 뇌가 보내는 전기적 신호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서 신체적 행동 없이 생각만으로 디지털 기기를 조종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이 업체는 업력이 4년밖에 되지 않는 데다 직원도 수십명에 불과하지만, 아마존의 알렉사펀드와 구글의 GV펀드 등으로부터 6천700만 달러의 벤처자금 투자를 받은 유망한 업체로 꼽힌다.

페이스북 측은 정확한 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소식통에 따르면 인수 금액은 5억∼10억 달러(약 5천970억∼1조1천940억원)로 추정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컨트롤-랩스 직원들은 AR과 VR 제품 연구를 담당하는 페이스북의 리얼리티 랩스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2017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브레인-컴퓨터 인터페이스' 구상을 처음 공개한 이후 지난 7월에는 사람들이 생각만으로 컴퓨터에 글자를 입력할 수 있는 비(非)삽입형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개발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이번에 인수한 컨트롤-랩스의 기술은 단지 컴퓨터에 글자를 입력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드론, 로봇 등 컴퓨터로 연결되는 모든 디지털 기기를 뇌의 전기 신호와 간단한 손동작만으로 조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페이스북의 기술에서 더 나아간 것이다.

보스워스는 "손목밴드가 당신의 의도를 알아채 미세한 움직임이나 단지 의도만으로도 친구와 사진을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술은 향후 키보드나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컴퓨터를 조종하길 원하는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 안경 같은 제품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덧붙였다.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종하려는 노력은 페이스북이 처음이 아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스타트업 뉴럴링크를 통해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개발에 나섰으며 내년 중 사람을 상대로 한 실험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