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출시된 오징어땅콩…30~40대 맥주 안주로 '인기'
2000년대 초 줄지은 미투제품 출시에 원조제품임을 '강조'
원재료 반죽 27회 얇게 입혀 구워내 바삭한 식감 자랑
모디슈머 통해 오징어땅콩 치즈타코야끼 레시피도 '인기'
간장와사비맛·고추장마요맛부터 최근 마라맛까지 트렌드 상품도 속속 내놔


오리온은 올해 추석을 앞두고 고속도로 휴게소에 '오징어땅콩' 공급량을 10% 늘렸다. 오징어땅콩이 2015년 이후 매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오리온 과자 브랜드 중 가장 많이 팔리는 과자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팔린 오리온 상품 매출의 7분의 1(15%) 가량이 오징어땅콩에서 나온다.

1976년에 탄생한 장수과자 오징어땅콩의 인기는 여전하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제품에 우위를 놓치지 않으며 올해도 월평균 40억원 이상의 매출을 꾸준히 내고 있다.
오리온 오징어땅콩 기본맛과 마라맛. (사진 = 오리온)

오리온 오징어땅콩 기본맛과 마라맛. (사진 = 오리온)

◆원조 '오징어땅콩' 미투제품 등장에도 인기…기술력으로 '차별화'

휴게소 히트상품이 된 오징어땅콩의 탄생 일화는 단순하다. 1970년대 술 안주로 인기를 끌었던 오징어와 땅콩을 합쳐서 만들었다. 출시 당시 대부분의 과자는 칩 형태였지만, 오징어땅콩은 볼(ball) 타입의 독특한 형태로 주목을 받았다.

오징어땅콩 표면의 특별한 무늬는 소비자들에게 먹는 재미를 줬다. 해당 무늬는 오징어채로, 짭짤한 맛을 더한다. 오징어땅콩은 2000년 들어 월 매출액은 15억원, 17억원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1년 6월엔 20억원의 매출액을 거뒀다.

오리온은 오징어땅콩의 소비층 확대에도 나섰다. 그간 오징어땅콩은 30~40대가 '맥주 안주'로 즐긴다는 인식이 강했다. 2002년엔 컵 타입의 제품도 내놓으면서 젊은 층에게 다가갔다. 2004년엔 배우 이동건을 기용한 TV광고도 방영했다.

하지만 오징어땅콩의 인기에 미투제품도 속속 등장했다. 롯데제과의 '오징어땅콩', 해태제과의 '구운 오징어땅콩'의 출시가 이어졌다.

이에 오리온은 원조제품 이미지로 대응해 방어에 성공했다. 오리온은 2006년 일명 '30년 진품' 광고를 만들어 방영하기도 했다.

오리온은 오랜 시간 오징어땅콩이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 기술력을 꼽았다. 오징어땅콩은 반죽에 땅콩을 담군 뒤 튀긴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구워내는 제품이다. 땅콩에 원재료 반죽을 27회에 걸쳐 얇게 입히는 게 기술력이다. 겹겹이 반죽이 쌓이면서 오징어땅콩 안에 독특한 그물망이 생긴다. 더 바삭하고 색다른 식감을 내는 비결이다.

이처럼 기술력이 미투제품과는 차별화하면서, 오징어땅콩의 꾸준한 매출 상승을 이끌어냈다. 2011년 매출액은 370억원을 거뒀다. 오리온도 오징어땅콩 생산량을 확대했다. 2016년 1월 이천공장 화재로 오징어땅콩의 생산이 중단됐지만, 같은 해 5월 국내 생산을 재개했다. 익산 공장에 구축,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생산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 이에 소비자도 생산량 확대에 화답했다. 2017년 상반기 오징어땅콩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늘었다.
오징어땅콩 치즈타코야끼. (사진 = 한경DB)

오징어땅콩 치즈타코야끼. (사진 = 한경DB)

◆맥주안주 대표 '오징어땅콩', 치즈타코야끼부터 와사비맛·마라맛까지

42살 오징어땅콩에겐 아직 중년의 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 모디슈머(modisumer) 열풍 덕에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어서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로 소비자가 기존 제품을 자신의 취향대로 재창조해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젊은층은 '내시피(내가 만드는 레시피)'를 통해 오징어땅콩을 재창조했다.

오징어땅콩 치즈타코야끼가 대표적이다. 오리온도 회사 블로그에 오징어땅콩 치즈타코야끼 만드는 법을 소개했다. 오징어땅콩 위에 체다치즈 스트링치즈를 올리고 전자레인지에 1분 정도 데워주면 된다. 여기에 마요네즈와 데리야끼 소스를 뿌리고, 가쓰오부시 파슬리도 더하면 끝이다.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에게 맥주 안주로 제격이다.

오징어땅콩은 여전히 맥주안주의 대표 과자로 인식되고 있다. 소비자들도 오징어땅콩을 맥주와 함께 즐기고 있다. 인스타그램엔 오징어땅콩과 캔맥주를 같이 찍은 혼술족들의 인증샷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한 덕분이다. 오리온은 2004년엔 오징어땅콩에 매콤한 맛을 더한 '오징어땅콩 매콤한 맛'을 내놓았다. 이어 '알싸한 맛'과 '매운맛' 버전도 출시했다. 알싸한 맛은 간장 특유의 짠맛 뒤에 올라오는 와사비맛이 특징이다.

두 종류의 오징어땅콩은 2016년 이천공장 화재 이후 단종됐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가 이어지면서 2017년 '간장와사비맛'이 탄생했다. 지난해엔 '오징어땅콩 고추장마요 맛'과 '고로케땅콩'도 출시했다. 고로케 땅콩은 표면을 고로케 튀김처럼 구현했다.

지난 8월엔 최근 마라맛 열풍을 접목한 신제품 '오징어땅콩 마라맛'을 선보였다. 매콤하면서도 중독성 높은 맛으로 오징어땅콩 매니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자꾸 생각난다", "얼얼한 맛이 최고" 등이라며 호감을 나타내고 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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