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환율로 옮겨가는 가운데 두 나라가 우호적인 목소리가 내놓는 등 장기전을 대비하는 모양새다. 협상의 여지는 남겨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먼저 중국에서 긍정적 메시지가 나왔다.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각)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자 중국 인민은행은 6일 개장 직전 오는 14일 홍콩에서 환율방어용 채권인 중앙은행증권 300억위안어치를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위안화 가치 급락세는 진정됐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6일 CNBC 방송에서 "우리는 협상을 원하고 있다. 9월에 중국 협상팀이 오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팀은 지난달 30~31일 중국 상하이에게 협상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헤어졌고, 9월 워싱턴DC에서 재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커틀로 위원장이 중국에 대한 관세장벽에 "변경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구체적인 방안은 밝히지 않았지만 관세장벽 일부를 완화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은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9월부터 3000억달러 어치에 10%의 관세를 추과 부과하겠다는 계획이다.

우호적인 목소리가 나오면서 뉴욕증시는 이날 반등 마감했다. 6일(미국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11.78포인트(1.21%) 상승한 26,029.52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7.03포인트(1.30%) 오른 2,881.7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07.23포인트(1.39%) 상승한 7,833.27에 장을 마쳤다.

다만 전날 과도한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전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내년 11월 계획된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낙선에 기대를 걸면서 중국이 시간을 끌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의 구매를 중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비슷한 태도다. 협상의 의지를 보이고는 있지만 중국경제의 구조적인 개혁을 끌어내지 못하는 합의에는 힘을 쏟지 않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강한 비판을 이어가면서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