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노현 LS전선 사장이 지난 5월 ‘CEO 톡톡(talk talk) 소통 간담회’에서 직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명노현 LS전선 사장이 지난 5월 ‘CEO 톡톡(talk talk) 소통 간담회’에서 직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명노현 LS전선 사장은 공대 출신이 ‘주류’인 LS전선에서 무역학과 출신으로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기술·영업 라인에서 주로 CEO를 배출해온 관행을 깨고 ‘재무통’인 그가 이 자리에 오른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는 입사 초창기인 사원, 대리 시절부터 ‘회사를 사랑하는 남자’로 유명했다. 1987년 LS전선에 입사한 뒤 30년간 휴가를 제대로 간 적이 없다. 2008년 회사에서 9일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보내준 것이 결혼 후 20년 만의 첫 부부 여행이었을 정도다. 재무와 기획에서 각각 10년간 근무한 뒤 임원을 단 그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는 드물게 사업적인 감각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자신도 ‘주류’는 아니었던 만큼 직원들에게 늘 “꿈을 갖는다면 누구든 CEO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도 좋아한다. 올해 초에는 직원들이 ‘돌직구 질문’을 던지면 명 사장이 답하는 ‘CEO 톡톡(talk talk) 소통 간담회’를 직접 기획했다. 이 자리에서 명 사장은 “일반적으로 불황 때 투자를 줄이는데, 저는 반대로 투자를 늘려 호황기를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경영 철학을 공유했다.

‘대표이사 희망편지’를 통해 사내 직원들에게 깜짝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대내외 사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부가 대상이었다. LS홍치전선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매년 적자에 허덕일 때 기프트카드와 함께 사장님으로부터 ‘깜짝 편지’를 받았다”며 “‘당장 실적이 좋지 않지만, 노력하는 만큼 실적은 좋아질 테니 함께 힘내자’는 문구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