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29일 ‘공정한 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내놓고 폐막했다. 하지만 공동성명에는 미국의 반대로 2년 연속 ‘반(反)보호무역주의’ 문구는 빠졌다.

‘오사카 선언’으로 이름 붙여진 이 공동성명에는 자유롭고 공정하며 무차별적인 무역체제의 중요성을 표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신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한다’는 취지의 표현은 미국의 반대로 제외됐다. 반보호무역주의 문구가 G20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빠진 것은 작년 아르헨티나 회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의에서 미국을 제외한 19개국 정상들은 성명에 ‘반보호무역주의’ 표현을 넣을 것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G20 정상회의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출범한 뒤 매년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내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인 지난해부터 미국의 반대로 이런 내용이 빠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폐막 후 기자회견에서 반보호무역주의 문구가 빠진 이유에 대해 “각 나라들의 공통점을 끌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이 성명 초안부터 ‘반보호무역주의’ 문구를 뺀 만큼 미국에 치우쳐 의장국으로서 조정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전망이다.

각국 정상은 이번 회의에서 현재의 세계 경제 상태에 대해 “부진할 우려가 있고 특히 무역과 지정학을 둘러싼 긴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리스크에 대처를 계속하고 여러 행동을 할 뜻이 있다”고 공동성명에 담았다. 이번 회의에는 G20 회원국 정상(급) 19명을 비롯해 37개 국가·지역·국제기관의 대표들이 참가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