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감만 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감만 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지난 1분기 한국의 대(對) 미국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2일 발표한 '미중 무역분쟁의 수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로 해당 중국산 제품 수입은 24.7% 감소한 반면 한국산은 20.5% 증가했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품목 수입시장에서 한국산 점유율도 3.4%에서 4.1%로 0.7%포인트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기계류, 플라스틱·고무제품, 전기·전자제품,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미국의 중국산 수입이 줄어들고 한국산 수입은 늘었다. 미중 간 교역 감소에 따른 중간재 수요 하락,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한 수출 감소에도 중국산이 다른 나라 제품으로 대체되는 무역전환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미국에서 대중국 제재 품목과 관련해 수입이 증가한 나라는 대만(29.1%), 베트남(28.3%), 한국(20.5%) 순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대미 보복관세로 인한 피해도 크지 않았다. 미국(-36.9%)과 베트남(-20.2%)산 수입은 크게 줄었지만 한국은 -5.9%에 그쳤다. 중국의 대한국 수입 감소는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로 인한 중간재 수요 감소 및 경기둔화 영향이 무역전환 효과보다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할 경우 수출 경합도와 한국산 점유율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미 수출에선 자동차, 반도체, 가전, 휴대폰, 플라스틱 등이, 대중 수출은 화학제품, 철강제품, 기계류, 전기·전자제품, 화장품 등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미중 무역분쟁은 '중국제조 2025' 전략을 늦추는 효과가 있어 중국의 빠른 기술 추격에 직면한 한국 제조업의 수출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 수출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 투자 및 소비 둔화, 금융 불안, 중국의 아세안 수출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등으로 한국의 수출 피해는 커질 것"이라며 "수출시장 다변화, 첨단 신기술 제품 개발, 생산네트워크 조정 등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