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와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현대중공업 주주들에게 이 회사가 추진 중인 회사분할에 찬성할 것을 권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 회사를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가칭)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분할하는 안건을 이달 31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 상정한다.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SS는 현대중공업의 임시 주총 안건을 분석한 보고서를 최근 내고 주주들에게 모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ISS는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세계 조선시장에서 지배력을 확고히 할 수 있게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한 회사분할이 주주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는 취지란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현대중공업이 회사를 한국조선해양(상장사)과 현대중공업(비상장사)으로 쪼갠 뒤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한국조선해양에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산업은행은 그 대가로 한국조선해양 보통주 및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받는다. “산업은행이 한국조선해양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ISS는 대우조선해양 합병은 전략적으로 중요하고, 인수 가격 또한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의견을 냈다.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한국 조선사들은 중국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 자율운행 선박시장에서의 주도권 다툼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조선해양이 연구개발(R&D) 기능, 현대중공업이 생산 기능을 담당하게 되는 건 합리적인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조선해양이 지주사 역할을 하며 이전보다 투명한 지배구조 체계를 갖추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분할은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앞서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의안보고서를 내고 현대중공업의 구조 재편을 통해 기업의 효율성 및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찬성 권고 의견을 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로부터 모두 찬성 권고 의견을 받아냄에 따라 임시 주총에서 안건이 승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31일 주총 다가오며 반발 고조…사측 "'재무부실 주장' 근거 없어"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한 첫 단추인 물적분할이 난항을 겪고 있다.현대중공업 노동조합과 울산 지역사회는 물적분할로 울산에 남는 현대중공업의 재무구조가 부실해지고 지역경제가 침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사측은 분할 후에도 영업과 설계, 생산까지 본사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며 반박하지만, 주주총회일이 다가오며 반발의 강도는 세지고 있다.23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31일 울산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가칭)을 분할 후 존속회사로 하고 선박건조업을 영위하는 현대중공업을 신설회사로 하는 물적분할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이는 산업은행과 체결한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사전 절차다.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 주식을 한국조선해양에 현물로 출자해 2대 주주가 된다.분할방식은 단순·물적 분할로 분할 후 설립회사인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특수선,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등의 사업 부문으로 구성된다.분할 전 7조2천215억원인 부채는 한국조선해양에 1천639억원, 현대중공업에는 7조576억원으로 각각 승계된다.이런 물적분할에 대해 노조 등은 신설 사업회사에 부채 7조원을 넘기는 불균형 분할로 인력 구조조정이 우려되며, 현대중공업 본사의 서울 이전으로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그러나 이런 부채의 분할은 상법과 세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사업 관련성이 있는 부채를 각각 승계하는 것이며 현대중공업이 승계하는 부채 가운데 3조1천억원은 선수금과 충당부채다.선수금은 선박 수주 때 받는 계약금 성격으로 부채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현금 형태이며, 충당부채는 공정 진행에 문제가 없으면 지출되지 않기 때문에 재무구조 부실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사측은 설명했다.또한 분할 후 현대중공업의 자본은 6조1천793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10% 수준에 그쳐 양호하며,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의 지분 100%를 소유한 주주로서 연대 변제 책임을 지게 된다.아울러 서울에 본사를 두는 한국조선해양 소속 인원은 500여명 수준으로 현재 서울사무소와 중앙기술원 등에서 근무 중인 인력으로만 운영된다.회사 측은 애초 울산에서 근무하는 현대중공업 소속 50여명을 한국조선해양 소속으로 바꾸려던 계획도 철회했다.회사 관계자는 "분할 후 울산에 본사를 두는 현대중공업의 총인원은 1만4천여명이며 영업과 설계, 생산까지 본사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노조는 단체협약 승계 보장이 없다고 반발하자, 한영석·가삼현 대표이사는 21일 담화문을 내고 "단체협약 승계와 고용 안정을 약속한다"고 밝혔다.한영석·가삼현 대표이사는 또 "지난해 지주사 체제로 바꾸면서 현대삼호중공업을 분할해 투자회사를 현대중공업에 합병했지만, 분할 후에도 직원 처우와 조합 활동 부분까지 모든 게 그대로"라며 "여전히 전남 영암 일대의 지역사회에도 지대하게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표]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계획┌───┬──────┬─────────────────────────┐│ │ 회사명 │ 한국조선해양 주식회사(가칭) ││분할후├──────┼─────┬──────┬─────┬──────┤│ 존속 │ 분할후 │ 자산총계 │ 11,373,590 │ 부채총계 │ 163,946 ││ 회사 │ 재무내용 ├─────┼──────┼─────┼──────┤│ │ (백만원) │ 자본총계 │ 11,209,643 │ 자본금 │ 345,827 ││ │ ├─────┴──────┼─────┴──────┤│ │ │ 2018년 9월 30일 │ 현재 기준 ││ ├──────┴────────────┴────────────┤│ │ 존속사업부문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백만원) 116,221 ││ ├──────┬─────────────────────────┤│ │ 주요사업 │ 지주사업 │├───┼──────┼─────────────────────────┤│ │ 회사명 │ 현대중공업 주식회사(가칭) ││ 분할 ├──────┼─────┬──────┬─────┬──────┤│ 설립 │ 설립시 │ 자산총계 │ 13,236,956 │ 부채총계 │ 7,057,634 ││ 회사 │ 재무내용 ├─────┼──────┼─────┼──────┤│ │ (백만원) │ 자본총계 │ 6,179,322 │ 자본금 │ 353,865 ││ │ ├─────┴──────┼─────┴──────┤│ │ │ 2018년 9월 30일 │ 현재 기준 ││ ├──────┴────────────┴────────────┤│ │ 신설사업부문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백만원) 10,057,954 ││ ├──────┬─────────────────────────┤│ │주요사업 │ 기타 선박 건조업 │└───┴──────┴─────────────────────────┘/연합뉴스
연행자 대부분 석방…경찰 "엄정 대응, 폭력연루자 사법처리"지난 22일 서울에서 상경 집회를 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 조합원 10여명이 경찰에 입건됐다.23일 서울 종로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 소속 조합원 A씨 등 2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 사옥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회사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다 이를 막는 경찰을 폭행하고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경찰은 이들을 집회 현장에서 붙잡아 마포경찰서로 연행한 뒤, 이날 오전까지 관련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이들과 함께 추가로 연행된 현대중공업 소속 조합원 8명, 대우조선해양 소속 조합원 2명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해산명령 불응)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각각 입건됐다.이들 역시 마포·성북·구로경찰서로 흩어져 조사를 받은 뒤 이날 오전 1∼2시께 모두 풀려났다.전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연 상경 집회에서는 현대중공업 사무소 안으로 진입하려는 노조 관계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이 충돌하며 곳곳에서 마찰을 빚었다.참석자 일부는 물이 담긴 플라스틱 페트병을 경찰에 수차례 집어 던졌고, 경찰이 갖고 있던 방패 4개를 빼앗거나 헬멧을 벗겨 던지기도 했다.현재까지 확인된 경찰 부상자는 총 19명이다.순경 1명이 이가 부러졌고, 의경 1명은 치아 일부가 깨진 것으로 알려졌다.손목이 골절되거나 입술이 찢어지고, 발목 염좌 등으로 병원을 찾은 경찰도 5명으로 파악됐다.찰과상 등 가벼운 증상을 보인 경우도 1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노조 측에서는 집회 과정에서 1명이 호흡 곤란 증상을 보여 구급차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찰과상 등을 호소하는 참석자들은 많지만 정확한 피해 상황은 파악 중이라고 노조 관계자는 설명했다.경찰은 채증 자료와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의 자료를 확보해 당시 집회 상황을 확인하는 한편, 집회 현장에 동원된 경찰관과 의경 등을 상대로 추가 피해가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현재 연행된 이들 외에도 집회 과정에서 불법·폭력 행위에 연루된 관계자가 확인되면 예외 없이 엄정하게 대응하고 사법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