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이 재계 순위 11~34위 중 한진, CJ, 부영 등 15개 그룹의 주요 경영진과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정책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이 재계 순위 11~34위 중 한진, CJ, 부영 등 15개 그룹의 주요 경영진과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정책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국적에 관계없이 동등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과 대기업집단 간 정책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 한국 기업이 역차별받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국내 기업이라고 해서 ‘특혜’를 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역차별은 당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미다.

이런 얘기가 나온 건 최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편입된 카카오가 플랫폼 사업자로서 겪는 어려움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여민수 카카오 사장은 이날 정책간담회에서 “같은 사업에서도 해외 기업에 비해 국내 기업만 규제를 적용받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글로벌 산업계에 플랫폼 비즈니스 등 다양한 산업 구조가 탄생하고 있는데, 한국 기업들은 낡은 규제 때문에 새로운 기회를 잃어버리고 글로벌 기업에 비해 역차별을 받는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도 동의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경쟁법 집행의 기준과 법리로는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경제 현상을 따라가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과거의 기준을 너무 경직적으로 적용해선 안 되고 미래를 위한 동태적 개혁이 필요하며, 국내외 기업이 차별 없이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카카오뿐만 아니라 한진, CJ, 부영, LS, 대림 등 15개 그룹의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일감 몰아주기와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에 대해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중소 협력업체와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부당하게 희생시키는 그릇된 관행으로, 이제 더는 용납돼선 안 된다”고 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