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체인지급 외관 변화와 상품성
-획기적 무게 절감으로 인한 부담없는 조종감


캐딜락이 3년만에 부분변경을 거친 플래그십 세단 신형 'CT6'를 출시했다. 차명 앞에 '리본(REBORN:다시 태어난)'을 당당히 붙일 정도로 대대적인 디자인 변화와 상품성 개선을 거친 게 특징이다. CT6는 국내 캐딜락 전체 판매에서 4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차종이다. 캐딜락 내에서는 더 이상 플래그십이 VIP만을 위한 차가 아니라는 얘기다. 젊은 플래그십을 표방하는 리본 CT6를 시승했다.

[시승]젊은 플래그십, 캐딜락 '리본 CT6'

▲스타일&상품성
외관의 변화는 상당하다. 2016년 공개한 컨셉트카 '에스칼라'의 정체성을 그대로 반영한 것. 이전까지 '대담한 고급스러움'을 뜻하는 캐딜락의 정체성 '볼드 럭셔리'를 추구했다면 신형은 한층 젊어지고 날렵한 인상으로 변모했다.

전면은 특유의 수직형 LED 램프를 채택했다. 정돈되고 촘촘한 신형 그릴은 기존 캐딜락의 색을 잔뜩 뺐다. 스포츠와 스포츠플러스 트림의 경우 고성능 V시리즈에만 적용하는 매시드 그릴을 덧대 대형 세단임에도 역동성을 풍긴다. 새 범퍼는 에어로파츠를 장착한 것처럼 공격성을 드러낸다. 미세하지만 엠블럼 디자인도 다듬었다.

[시승]젊은 플래그십, 캐딜락 '리본 CT6'

[시승]젊은 플래그십, 캐딜락 '리본 CT6'

차체 길이는 구형보다 4㎝ 늘어났는데 휠베이스 확장이 아닌 범퍼 디자인이 바뀌면서 변화한 수치다. 그럼에도 웅장한 실루엣이 돋보이고, 여기엔 20인치 휠과 타이어도 한 몫 한다. 후면은 전면과 동일하게 'ㄱ'자형 리어 램프를 장착해 멋스럽고, 가로로 길게 연결되는 크롬라인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다만 라운드 형태의 듀얼 머플러는 평범한 디자인이다.

실내는 큰 변화가 없다. 럭셔리 세단답게 도어패널부터 대시보드, 천장까지 천연가죽과 카본, 우드트림 등 고급 소재를 적재적소에 썼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간결하게 구성해 군더더기가 없다. 룸미러는 거울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후방카메라로 실시간 촬영한 영상을 모니터화해 보여준다. 구형에도 있던 기능이지만 화질을 개선하고 화면 확장기능과 각도조절 기능까지 추가해 편의성을 높였다.

[시승]젊은 플래그십, 캐딜락 '리본 CT6'

[시승]젊은 플래그십, 캐딜락 '리본 CT6'

주요 기능을 모니터 하나로 제어하는 큐(CUE)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모두 지원한다. 콘솔박스 한 켠에는 스마트폰을 무선 충전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실내 디자인과 편의기능에 있어 투박하다는 미국차에 대한 편견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플래그십에 어울리는 안락한 시트는 전 좌석 최대 20방향 조절이 가능하다. 시승차인 플래티넘 트림은 롤링과 주무르기, 피로회복 모드를 포함한 마사지 기능이 있다. 뒷좌석은 전동식으로 슬라이딩, 리클라이닝도 가능하다. 좌석마다 온도를 다르게 정할 수 있는 송풍구도 갖췄다. 뒷좌석 레그룸은 거의 롱 휠베이스 수준으로 넉넉하며, 헤드레스트 뒷편엔 10인치 모니터를 달았다. 여기에 보스의 최상급 사운드 시스템인 파나레이 사운드 시스템 등은 쇼퍼드리븐을 위해서도 손색이 없는 부분이다.

[시승]젊은 플래그십, 캐딜락 '리본 CT6'

▲성능
엔진은 V6 3.6ℓ 자연흡기 가솔린으로 최고 334마력, 최대 39.4㎏·m를 낸다. 출력은 이전(340마력) 대비 조금 낮아졌지만 토크는 동일하다. 무엇보다 기존 8단에서 10단 자동변속기를 신규 채택해 파워트레인에 변화를 준 게 주목할 만하다. 덕분에 효율은 복합 8.7㎞/ℓ를 확보, 구형 보다 0.5㎞/ℓ의 개선했다.

5m가 훌쩍 넘는 길이인데 가볍게 밀어붙이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터보처럼 순간적인 가속력을 발휘하진 않지만 엔진회전수와 발맞춰 부드럽고 안정감있게 속도를 붙여 나가 뒷좌석 탑승자에겐 편안한 느낌을 준다. 반면 운전자 입장에선 역동성을 느끼기에 부족할 수 있다. 주행 내내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맛은 덜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시승]젊은 플래그십, 캐딜락 '리본 CT6'

[시승]젊은 플래그십, 캐딜락 '리본 CT6'

CT6는 대형 세단만을 위해 개발한 오메가 플랫폼을 적용했다. 가장 큰 특징은 무게 절감이다. 차체의 62%를 알루미늄을 써서 총 무게가 2t이 되질 않는다(1,950㎏). 벤츠 S클래스보다 100㎏ 이상 가벼운 무게로, 이는 운동능력에 큰 영향을 준다. 실제 주행 내내 대형 세단을 운전한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10단 자동변속기는 걸림없이 깔끔하게 단수를 높여 나간다. 무단변속기와 같은 느낌이다. 투어모드(노멀모드)로 시속 100㎞에서 10단을 활용, 효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게 세팅했다. 구동방식은 AWD이지만 일상에서는 4대6 정도로 뒷바퀴에 토크를 배분한다. 스포츠모드에서는 2대8로 뒷바퀴에 힘을 더 실으면서 후륜구동의 역동성을 발휘한다.

[시승]젊은 플래그십, 캐딜락 '리본 CT6'

[시승]젊은 플래그십, 캐딜락 '리본 CT6'

[시승]젊은 플래그십, 캐딜락 '리본 CT6'

승차감에선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을 빼놓을 수 없다. 독일차같은 단단함을 추구하면서도 필요한 경우 안락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을 감지해 각 바퀴의 댐퍼를 조절하는 덕분이다. 실제 노면의 잔잔한 요철을 각 바퀴가 자연스럽게 흡수한다.

조향각도에 따라 뒷바퀴를 함께 움직여 회전반경을 최소화하는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은 민첩한 성능을 갖췄다. 큰 각도의 조향이 필요한 곡선구간에서도 거대한 차체가 부담되지 않을 정도다.

정숙성은 플래그십 세단에서 중요 포인트다. 이중접합유리를 적용하고 흡차음재도 아낌없이 쓴 흔적이 느껴질 정도로 진동소음 억제는 완벽에 가까웠다.

[시승]젊은 플래그십, 캐딜락 '리본 CT6'

[시승]젊은 플래그십, 캐딜락 '리본 CT6'

[시승]젊은 플래그십, 캐딜락 '리본 CT6'

운전자지원 시스템은 다소 아쉽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차선이탈방지보조 등이 있지만 조향하지 않으면 차선 중앙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차선에 다 이르러서야 차체 이탈을 막는 수준이어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운전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캐딜락이 자랑하는 레벨3 자율주행기술 '슈퍼크루즈'는 규제와 비용문제로 국내 판매차에는 빠졌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정부가 '운전자지원 첨단조향장치' 장착을 허용했으므로 조만간 슈퍼크루즈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 트림에 기본으로 장착한 '나이트비전'은 플래그십의 특권이다. 열감지 기술로 촬영하는 전방 영상을 클러스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야간뿐 아니라 캄캄한 터널 주행에서도 전방 추돌사고를 줄일 수 있도록 돕는다.

[시승]젊은 플래그십, 캐딜락 '리본 CT6'

[시승]젊은 플래그십, 캐딜락 '리본 CT6'

▲총평
풀체인지에 버금가는 변화다. 현존 플래그십 세단 중 가장 젊은 감각을 뽐내고 있으며, 누구나 운전하는 게 부담없을 정도로 대중성을 지향한 조종성은 플래그십임에도 패밀리 세단 역할을 맡기기에 충분하다. 물론 캐딜락 최고의 기술력을 접목한 만큼 상품성과 완성도에서도 의심할 부분은 없다. 여기에 독일 플래그십 대비 월등한 가격경쟁력은 충분한 선택요인이다. 판매가격은 8,888만~1억322만 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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