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천섭 오리온식품기계 사장 "모니터로 메뉴 고르면 슝카가 서빙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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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훈의 기업인 탐구
공고 기계과 출신 '신도림동 발명왕'
식당 무인주문배송결제시스템 개발
초밥·샤부샤부·족발집 등에 공급
공고 기계과 출신 '신도림동 발명왕'
식당 무인주문배송결제시스템 개발
초밥·샤부샤부·족발집 등에 공급
엄천섭 오리온식품기계 사장은 ‘신도림동 발명왕’으로 불린다. 30여 년 동안 100여 종의 식품기계를 만들었다. 최근엔 고객이 모니터를 통해 음식을 주문하면 ‘쓩~’하고 나타나는 오리온슝카를 개발해 미국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기업인의 개발 스토리를 들어봤다.
초밥집에 들어선 고객이 자리에 마련된 모니터를 통해 음식을 주문한다. 조금 뒤 날렵한 기관차 모양의 배달차가 레일을 타고 ‘쓩’하고 나타난다. 식당 내 무인주문배송결제시스템 ‘오리온쓩카’다. 작년 8월 출시된 뒤 국내 초밥집, 샤부샤부집, 족발집 등에 공급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하와이, 호주 퍼스에도 각각 수출됐다. 고객은 주로 맛과 가격을 보고 음식점을 찾지만 어떤 고객은 쓩카를 통해 주문하는 재미로 이 시스템에 설치된 음식점을 찾기도 한다.
이를 개발한 기업인은 서울 신도림동의 엄천섭 오리온식품기계 사장(61)이다. 그는 이 제품에 대해 “초고속열차의 기관차처럼 생겨 재미있고 정확하며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게 3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작동원리는 이렇다. 고객이 전자메뉴판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이 내용이 주방의 모니터로 전달된다. 조리사는 이를 토대로 음식을 장만한 뒤 이를 슝카에 태워 고객 테이블로 보낸다. 음식은 목표 지점에서 5㎜ 이내의 오차 범위 내 도착한다. 결제는 포스(POS)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엄 사장은 “식당의 서빙과 결제 인력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장치”라고 말했다.
엄 사장의 별명은 ‘신도림동 발명왕’이다. 그가 개발한 제품은 100여 종에 이른다. 김밥제조기, 김밥절단기, 충무김밥성형기, 초밥성형기, 밥혼합기 등이다. 대표 제품은 컨베이어를 활용한 회전초밥시스템과 김밥을 한꺼번에 10줄 이상 자를 수 있는 김밥절단기다. 이 중 회전초밥시스템은 소음이 적어 국내 백화점 초밥코너에서 이 시스템의 점유율이 약 80%에 이른다.
어떻게 많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을까. 여기엔 몇 가지 비결이 있다. 첫째, 풍부한 현장 경험이다. 그는 현장경력이 30년이 넘는다. 충북 단양 출신인 엄 사장은 지방의 공업고등학교 기계과를 나왔다. 첫 직장은 대기업이었다. 하지만 자기 분야의 일밖에는 배울 수 없어 이내 그만두고 서울 양평동 중소기업에 취직했다. 여기서 선반 밀링 용접 등의 일을 하면서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뿐만 아니라 기계 제작에 관한 종합적인 훈련을 받았다. 기계를 제작하려면 기계 모터 전기 전자 금속 금형 표면처리 등 다양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를 배우는 데는 중소기업만 한 곳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근로자로 나가 약간의 돈을 모은 뒤 1986년 서울 목동에서 창업했다. 지인의 공장 한쪽을 빌려 선반 한 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엄 사장은 현재 두 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체 직원은 17명이다.
둘째, 틈나는대로 국내외 식품기계전시회를 찾아 안목을 넓힌다. 엄 사장은 “그동안 다녀본 식품기계전이 일본 중국 대만 태국 이탈리아 독일 호주 등 해외만 10곳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들 전시회에서 최신 트렌드를 살피고 바이어들이 어떤 제품을 찾는지 파악한다.
셋째,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경청’이다. 때로는 자신이 이 분야에서 최고라며 자만심을 가질 수도 있다. 엄 사장은 “사업가는 자만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고 말한다.
틈나는 대로 지인들과 노래(중창)도 부른다. 제품에도 재미라는 콘셉트가 접목되면 금상첨화라고 덧붙였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초밥집에 들어선 고객이 자리에 마련된 모니터를 통해 음식을 주문한다. 조금 뒤 날렵한 기관차 모양의 배달차가 레일을 타고 ‘쓩’하고 나타난다. 식당 내 무인주문배송결제시스템 ‘오리온쓩카’다. 작년 8월 출시된 뒤 국내 초밥집, 샤부샤부집, 족발집 등에 공급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하와이, 호주 퍼스에도 각각 수출됐다. 고객은 주로 맛과 가격을 보고 음식점을 찾지만 어떤 고객은 쓩카를 통해 주문하는 재미로 이 시스템에 설치된 음식점을 찾기도 한다.
이를 개발한 기업인은 서울 신도림동의 엄천섭 오리온식품기계 사장(61)이다. 그는 이 제품에 대해 “초고속열차의 기관차처럼 생겨 재미있고 정확하며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게 3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작동원리는 이렇다. 고객이 전자메뉴판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이 내용이 주방의 모니터로 전달된다. 조리사는 이를 토대로 음식을 장만한 뒤 이를 슝카에 태워 고객 테이블로 보낸다. 음식은 목표 지점에서 5㎜ 이내의 오차 범위 내 도착한다. 결제는 포스(POS)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엄 사장은 “식당의 서빙과 결제 인력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장치”라고 말했다.
엄 사장의 별명은 ‘신도림동 발명왕’이다. 그가 개발한 제품은 100여 종에 이른다. 김밥제조기, 김밥절단기, 충무김밥성형기, 초밥성형기, 밥혼합기 등이다. 대표 제품은 컨베이어를 활용한 회전초밥시스템과 김밥을 한꺼번에 10줄 이상 자를 수 있는 김밥절단기다. 이 중 회전초밥시스템은 소음이 적어 국내 백화점 초밥코너에서 이 시스템의 점유율이 약 80%에 이른다.
어떻게 많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을까. 여기엔 몇 가지 비결이 있다. 첫째, 풍부한 현장 경험이다. 그는 현장경력이 30년이 넘는다. 충북 단양 출신인 엄 사장은 지방의 공업고등학교 기계과를 나왔다. 첫 직장은 대기업이었다. 하지만 자기 분야의 일밖에는 배울 수 없어 이내 그만두고 서울 양평동 중소기업에 취직했다. 여기서 선반 밀링 용접 등의 일을 하면서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뿐만 아니라 기계 제작에 관한 종합적인 훈련을 받았다. 기계를 제작하려면 기계 모터 전기 전자 금속 금형 표면처리 등 다양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를 배우는 데는 중소기업만 한 곳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근로자로 나가 약간의 돈을 모은 뒤 1986년 서울 목동에서 창업했다. 지인의 공장 한쪽을 빌려 선반 한 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엄 사장은 현재 두 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체 직원은 17명이다.
둘째, 틈나는대로 국내외 식품기계전시회를 찾아 안목을 넓힌다. 엄 사장은 “그동안 다녀본 식품기계전이 일본 중국 대만 태국 이탈리아 독일 호주 등 해외만 10곳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들 전시회에서 최신 트렌드를 살피고 바이어들이 어떤 제품을 찾는지 파악한다.
셋째,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경청’이다. 때로는 자신이 이 분야에서 최고라며 자만심을 가질 수도 있다. 엄 사장은 “사업가는 자만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고 말한다.
틈나는 대로 지인들과 노래(중창)도 부른다. 제품에도 재미라는 콘셉트가 접목되면 금상첨화라고 덧붙였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