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LG화학으로부터 ‘기술 탈취’ 혐의로 제소당한 SK이노베이션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공식 대응에 나섰다.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州) 지방법원에 ‘2차전지 관련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한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LG화학이 소송 사실을 공개한 지난 1일 SK이노베이션은 500자 분량의 짧은 ‘입장자료’만 냈다. LG화학이 다음날인 2일 ‘추가 입장문’을 내놓자 SK이노베이션이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LG화학’ 없앤 SK의 입장문SK이노베이션이 이날 발표한 공식 보도자료는 4000자 분량이다. 모든 문장은 LG화학을 겨냥하고 있지만, 문서 어디에도 ‘LG’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LG화학이 들어가야 할 자리마다 ‘경쟁사’라는 단어로 채웠다. “경쟁사가 비신사적이고 근거도 없이 SK이노베이션을 깎아내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이나 “경쟁사가 제기한 이슈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정면 대응” 등이 대표적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자료 성격상 LG화학이란 사명을 계속 언급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 소비자가 보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회사 이름 대신 ‘경쟁사’로 썼다”고 했다.SK이노베이션은 이날 “경쟁사(LG화학)의 영업비밀이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개발기술 및 생산 방식이 다르고 이미 핵심 기술력 자체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것이다. LG화학이 1일과 2일 SK이노베이션을 비판한 핵심 요지인 “인력을 빼가 영업비밀을 탈취했다”는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의 배터리 기술은 30년간 수십조원의 돈을 쏟아부어 축적한 것”이라며 “연구인력이 우리의 10분의 1도 안되는 SK이노베이션이 2017년 이후 순식간에 시장에 진입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건 LG화학의 인력을 빼가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재반박했다.“미국 법정에서 보자”LG화학은 2일 추가 입장문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을 비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날 LG화학의 제소 소식이 나오자마자 △LG화학의 행위가 국익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SK이노베이션이 채용하지 않았다면 이 인력들은 중국 등 외국 기업으로 갔을 것이며 △면접 합격자에 한해 전 직장 팀원의 실명을 기술하게 하는 건 기본적인 채용 절차라는 견해를 밝혔다.이에 대해 LG화학은 “핵심 기술 유출 여부를 밝히는 게 국익에 부합하고, 외국 기업이든 국내 기업이든 인력 빼가기로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는 불법”이라는 추가 입장을 내놨다. 또 “전 직장(LG화학)의 팀원 실명을 기술하게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지면서 두 회사 간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양측은 2011년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 제조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전을 벌였다. 2014년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하는 데까지 3년 이상이 걸렸다. 두 회사는 이번 소송전 전후로 서로 접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만난 적도 없고, 만나지도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볼 곳은 법정”이라고 말했다.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출하량 기준으로 4위와 20위에 올랐다.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삼성중공업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고 3일 공시했다. 수주금액은 1억9000만달러(약 2216억원)다. 2022년 3월 인도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LNG 운반선 8척, 부유식 원유 생산설비(FPSO) 1기 등 총 26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LG화학 배터리 소송 제기 이후 양사간 반박·재반박·재재반박전기차용 배터리로 주로 쓰이는 2차전지 핵심기술과 인력을 두고 벌어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갈등이 맞소송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생겼다.SK이노베이션은 3일 LG화학이 제기한 '인력 빼가기' 등의 의혹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을 깎아내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강력하고 엄중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LG화학은 지난달 30일 SK이노베이션에 대해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의혹을 제기하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 법인 'SK 베터리 아메리카'가 있는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017년부터 2년간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전 분야에 걸쳐 76명의 핵심인력을 대거 빼갔다고 주장했다,구체적인 증거로 SK이노베이션의 경력 채용 입사지원서에 전 직장에서 했던 프로젝트 내용과 팀장·동료 이름을 기재하도록 한 점을 들었다.이에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주장하는 형태인 빼 오기 식으로 인력을 채용한 적이 없고 모두 자발적으로 온 것"이라고 반박했다.입사서류와 관련해선 SK이노베이션 측은 "HR컨설팅업체가 사용하는 대표적인 경력증명 서류 양식"이라고 해명했다.또 "기업의 정당한 영업활동에 대한 불필요한 문제 제기이자 국내 이슈를 외국에서 제기한 데 따른 국익 훼손의 우려가 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두 회사의 공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반박을 조목조목 재반박하는 입장을 냈다.LG화학은 지난 2일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제소 관련 LG화학 추가 입장'에서 "오랜 연구와 막대한 투자로 확보한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 진정으로 국익을 위하는 일"이라며 "후발업체가 기술개발에 투자하지 않고 손쉽게 경쟁사의 영업비밀을 활용하는 것이 용인된다면 어떤 기업도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입사서류와 관련한 SK이노베이션 측 설명과 관련해선 "프로젝트를 함께한 동료, 리더의 실명 상세한 성과 내용을 기술하도록 해 개인 업무와 협업의 결과물뿐 아니라 협업을 한 주요 연구 인력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절대 일상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재반박이 나오자 이번에는 SK이노베이션 측이 대응에 나섰다.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제시한 문건은 후보자들이 자신의 성과를 입증하기 위해 정리한 자료로 SK이노베이션 내부 기술력 기준으로 보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고 판단해 모두 파기했다"고 설명했다.이어 "1996년부터 배터리 개발을 시작한 뒤 조 단위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이미 자체적으로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며 "경쟁기업과 설계와 생산 기술 개발 방식의 차이가 커 특정 경쟁사의 영업비밀이 필요 없다"고 했다.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시장은 이제 성장하기 시작한 만큼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밸류체인이 공동으로 발전해야 할 시점에 경쟁사 깎아내리기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며 "경쟁사가 멈추지 않고 계속한다면 고객과 시장 보호를 위해 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