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 ‘걷기’의 즐거움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30분만 걸어도 행복지수가 상승한다는 얘기가 있다. 여기에 다소 잠잠해진 미세먼지, 외투를 벗어도 좋을 만큼 따뜻해진 기온, 벚꽃의 아름다움까지 더해진다면….설레는 상춘객(賞春客)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 호텔업계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호텔의 뛰어난 조경과 주변 산책길, 입지 등을 내세워 봄 산책을 좋아하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롯데…‘걸어서 즐기는 호캉스’롯데호텔은 서울 시내 각 요지에 11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의 매력적인 산책길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가운데서도 서울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앞에 있는 ‘롯데호텔 서울’은 서울 강북권 관광의 중심으로 꼽힌다.주변에 산재한 고궁과 서울의 문화재, 박물관이 밀집한 중심지여서 이곳을 걷기 여행의 출발점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다. 호텔을 나와 시청광장의 잔디밭을 가로지르면 덕수궁까지 닿는 데 5분, 경복궁은 광화문광장을 여유롭게 걸어도 20분이면 도착 가능하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창덕궁은 2㎞ 정도 거리에 불과하다.롯데호텔은 서울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자 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봄나들이를 즐기고자 하는 호캉스족을 위해 ‘스프링 블러썸(Spring Blossom)’ 패키지를 내놨다. 우선 서울의 4대 고궁인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과 종묘를 둘러볼 수 있는 고궁통합관람권을 제공한다. 객실 1박과 2인 조식, 호텔 라운지에서 즐기는 플라워 칵테일 2잔과 조각케이크, 라이브 재즈 공연 관람까지 다 포함한 이 패키지의 가격은 객실 등급에 따라 29만~43만원이다.시그니엘서울과 롯데호텔월드는 서울에서 벚꽃나들이 핵심 명소로 꼽히는 잠실 석촌호수 바로 옆에 있다. 롯데월드와 쇼핑몰, 백화점, 면세점까지 원스톱으로 집약돼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두 호텔에서 도보 15분 정도인 ‘잠실한강공원’은 279종, 5만여 그루의 식물을 재배하는 자연 학습장이나 마찬가지다.롯데호텔월드의 ‘체리 블러썸(Cherry Blossom)’ 패키지는 아사히 벚꽃 에디션 맥주 두 캔과 제철과일, 샌드위치와 텀블러 등으로 꾸린 피크닉백이 제공된다. 객실 1박에 20만5000원 선이다. 석촌호수의 떨어진 벚꽃을 호텔 투어데스크에 가져가면 체크인 시 특별한 선물을 준다고 한다.시그니엘서울의 ‘스프링 블러썸(Spring Blossom)’ 패키지는 서울 전경이 훤히 보이는 시그니엘 프리미어룸 1박과 2인 조식, ‘프레쉬(Fresh)’의 로즈 페이스 마스크와 로즈 딥 하이드레이션 토너를 포함해 55만원부터 즐길 수 있다. 더 라운지에서 제공하는 칵테일 두 잔도 곁들여져 도심 산책과 함께하는 호캉스를 깔끔하게 마무리한다.남산·여의도 호텔들도 패키지 내놔밀레니엄 서울힐튼은 ‘남산 한양도성 성곽길’을 따라 걸으며 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스프링 브레이크 패키지’는 객실 1박과 유기농 밀크 아이스크림, 여성들의 외출 필수품 코스모폴리탄 에어리 롤과 블록 선스틱 1개씩이 포함되며 가격은 22만원부터다.남산 중턱에 위치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호텔 정문과 후문 모두 산책로와 연결돼 봄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센스 오브 로맨스(Sense of Romance)’ 패키지는 디럭스 룸에서의 1박과 함께 스파 60분 코스 2인, 서울의 야경이 펼쳐진 문 바(Moon Bar)의 ‘달달한 밤’ 와인 세트, 2인 조식을 포함한다. 패키지 가격은 76만원부터다.‘여의도 벚꽃축제’를 겨냥한 상품도 나왔다. 여의도 메리어트의 ‘스프링 앤 쿡(Spring&Cook)’ 패키지는 청정원과의 협업을 통해 15만원 상당의 청정원 피크닉 푸드 세트를 증정한다. 객실 1박과 함께 21만원부터 이용이 가능하다. 여의서로 벚꽃길과 가장 가까운 켄싱턴호텔 여의도는 ‘한강 피크닉 패키지’를 다음달 31일까지 선보인다. 객실 1박과 함께 제공되는 피크닉 세트는 치킨 가라아게, 그릴에 구운 치킨 소시지, 보코치니 샐러드 등의 메뉴와 함께 휴대용 와인잔과 피크닉 매트가 제공되며 가격은 15만2000원부터다.제주신라, ‘노르딕 워킹’ 프로그램 제공서울보다 뛰어난 자연환경을 갖춘 데다 ‘올레길’의 매력까지 지닌 제주는 ‘봄 걷기’에 이상적인 곳이다.제주신라호텔은 ‘숨비 노르딕 워킹’ 프로그램을 4월부터 선보이고 있다. 약 1시간 동안 걸으며 제주의 봄을 느끼고, 노르딕 워킹의 뛰어난 운동효과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호텔 측의 설명이다. 선착순 신청한 숙박객 10명을 대상으로 매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북유럽에서 유래된 ‘노르딕 워킹’은 스키 선수들이 여름에도 몸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지하기 위해 개발된 운동법이다. 노르딕 스틱을 땅에 짚은 뒤 뒤로 밀면서 팔을 완전히 펴 걷는 모습도 스키를 타는 것과 흡사하다. 상하체를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노르딕 워킹은 1시간에 약 400㎉를 소진한다. 같은 걷기운동이지만 일반 워킹이 280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에 비해 30% 높은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참가자들은 호텔에서 무료로 대여하는 장비(스틱) 외에 요청 시 아웃도어용 자켓과 신발 등을 유료로 대여받을 수 있다. 곶자왈, 한라산 등 제주의 여러 지역에서 다년간 트레킹 프로그램을 진행한 레저 전문가가 동행해 제주도의 지형 및 식물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다.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미식가의 필수 코스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이다. 호텔에도 미쉐린 가이드 같은 책자가 있다. ‘포스브 트래블 가이드’다.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는 특급호텔과 호텔 내 부대시설의 등급을 자체적인 기준으로 선정해 발표하는 세계적인 여행 전문지다. 1958년 출범한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는 익명의 평가단이 매년 세계 특급 호텔을 방문해 약 900개의 평가 항목 기준에 따라 호텔의 시설 및 서비스를 ‘5성’ ‘4성’ ‘추천’ 등급으로 나눠서 별점을 매긴다.신라호텔, 국내 최초 포브스 5성 등급지난 20일 서울 신라호텔이 국내 호텔 가운데 처음으로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로부터 5성 등급을 받았다. 5성 등급을 부여받은 것은 2017년 한국이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의 평가 국가에 들어간 이후 이번이 유일하다. 올해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에선 50여 개 국가 1106개 특급호텔 중 상위 20%만이 5성 등급을 받았다. 국내의 포시즌스호텔 서울과 파크하얏트 서울은 4성 호텔로 이름을 올렸다. “5성 호텔로 등재된 배경은 우수한 부대시설과 최고급 서비스 때문”이라는 게 신라호텔의 설명이다.서울 신라호텔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올림픽 본부 관계자들이 숙박했다. 199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서울 총회,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등 세계적 행사들을 치러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공식 선정한 숙박 호텔이기도 하다. 2015년 한국관광공사로부터 국내 첫 5성 호텔로 선정된 이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서울 신라호텔의 한식당 ‘라연’이 미쉐린 3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파크하얏트·포시즌스 등도 꼽혀국내 특급호텔 중 파크하얏트 서울과 포시즌스호텔 서울이 올해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에 4성 호텔로 이름을 올렸다.서울 대치동 테헤란로에 있는 파크하얏트 서울은 2017년부터 3년 연속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로부터 4성 호텔에 선정됐다. 파크하얏트 관계자는 “특급호텔 특유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와 시설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호텔 고층에서 내려다보이는 도심 전망도 이 호텔의 장점이다. 파크하얏트 서울은 24층 로비에서 도심 전경을 전면 통유리로 감상할 수 있다.호텔 각 층에는 10개의 객실을 배치, 객실 고객만을 위한 전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다양한 옵션의 최신 장비를 갖추고, 트레이너의 세심한 코칭을 받을 수 있는 피트니스 스튜디오와 도심 전경을 배경으로 한 실내 인피니티 풀, 고객 맞춤형 스파 트리트먼트도 파크하얏트 서울이 4성 등급을 받도록 이끌었다. 홈스타일 이탈리안 레스토랑 ‘코너스톤’ 등 호텔 내 레스토랑 세 곳 모두 좋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서울 광화문에 있는 포시즌스호텔 서울은 자연 채광이 비추는 객실이 특징이다. 317개 모든 객실에는 투숙객의 수면 스타일에 따라 푹신함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침대가 갖춰져 있다. 28층 라운지와 일부 객실에서 북악산 아래로 넓게 펼쳐진 경복궁과 청와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이 특징이다.식음 부대시설도 미식가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포시즌스호텔 서울에 있는 레스토랑 7개 중 중식당 ‘유 유안’은 2017년 미쉐린 가이드 1스타로 선정된 곳이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칼리노’, 뷔페 레스토랑 ‘더 마켓 키친’을 비롯해 희소성 있는 와인을 잔으로 즐길 수 있는 ‘와인 바 보칼리노’ 등에서도 세계 각국 출신 유명 셰프와 바텐더들이 포시즌스의 최고급 서비스에 걸맞은 파인 다이닝을 선사하고 있다.콘래드 서울, 롯데호텔 서울 등도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로부터 추천 등급을 받았다. 추천 호텔로 이름을 올린 곳은 반얀트리클럽앤스파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밀레니엄 서울힐튼, 웨스틴조선호텔 서울까지 국내 총 7개 호텔이다.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