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S마킷, 10개월 만에 판매 대수 전망치 '절반' 아래로

프리미엄 8K TV의 글로벌 판매 전망치가 10개월 만에 다시 하향 조정됐다.

올해 8K TV의 비중을 대폭 확대하기로 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의도에 역행하는 움직임이어서 우려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에서 8K TV가 올해 30만9천대 판매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1월 33만8천대였던 전망치보다 8.5% 낮아진 수치이며, 지난해 10월 43만대보다는 30% 가까이 낮아졌다.

지난해 7월 전망치가 78만대에 이르렀던 것과 비교하면 10개월 만에 전망치가 '반토막' 난 셈이다.

올해 전망치를 글로벌 판매 점유율로 따져봐도 8K TV는 전체 TV의 0.14% 수준이다.

보고서는 오는 2020∼2023년에도 판매 점유율이 0.6%, 1.5%, 2.2%, 2.7%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판매 대수는 지속해서 늘어나 내년께 142만8천대, 2021년 346만1천대, 2022년 504만6천대, 2023년 629만9천대가 판매될 것으로 봤다.
8K TV 판매 전망 또 '하향조정'…"올해 점유율 0%대"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처음 8K TV를 출시했고, LG전자는 오는 하반기 8K TV 출시를 앞두고 있다.

8K(7,680X4,320)는 말 그대로 8천(k) 픽셀(화소 수) 정도의 해상도를 뜻하는 것으로, 가로 기준의 표준 규격 중 하나다.

기존 4K TV보다 화질이 개선된 프리미엄 TV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4K의 발전 속도가 지난 5년간 60% 이상을 기록했고, 8K는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4K TV 보급률은 8.8%에 그친 상황이다.

보급률은 전체 가구 수에서 특정 TV를 사용하는 가구의 비중이다.

또한 올해에도 12.1%, 내년 15.6%, 2021년에는 18.9%로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중 한국이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4K 보급률은 2023년까지도 10%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4K TV도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8K 시장의 성장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8K TV 판매 전망 또 '하향조정'…"올해 점유율 0%대"
이밖에 8K TV로 볼 수 있는 8K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8K 콘텐츠 제작을 위해서는 카메라 등 제작 장비를 높은 사양으로 바꿔야 하고 초고속 통신 환경 또한 갖춰야 해 비용이 막대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4K 영상을 8K로 구현하는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개발해 탑재하고, 8K 협회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65∼75인치 이상 대형 TV를 선호하는 추세인데 그럴수록 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8K는 지향할 수밖에 없는 미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