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내수·수출이 줄줄이 부진한 국내 자동차산업이 지난해 고용까지 큰 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부품회사는 물론 완성차 업체들도 ‘고용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자동차 산업 고용 '역대 최악'…지난해 취업자 사상 첫 감소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을 보면 작년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 취업자는 49만9000명이었다. 전년보다 2만9000명(5.5%) 줄었다. 현재 방식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첫 감소다. 감소율은 전체 제조업(-1.3%)보다 네 배 이상 컸다.

자동차 업종 고용은 2015년 3만6000명 증가한 뒤 2016년(2만7000명), 2017년(1만7000명) 증가폭이 둔화되다가 지난해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부품업체의 타격이 특히 컸다. 중소업체가 대부분인 자동차 부품 제조업 일자리는 지난해 38만4000명으로 6.6%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업계는 90개 상장사의 영업이익률이 2014년 4.3%에서 작년 3분기 1.8%로 급감하는 등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완성차 업체가 포함된 자동차 엔진 및 자동차 제조업도 고용이 3.7% 줄었다.

정부 관계자는 “작년 자동차산업은 생산과 내수, 수출이 모두 부진했고 한국GM의 구조조정까지 겹쳐 고용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내 자동차 생산 대수는 2017년 411만5000대에서 지난해 402만9000대로 떨어졌다. 수출액은 2017년 3.8% 증가했으나 지난해엔 1.9% 감소로 전환했다.

올해 전망도 어둡다. 주요 지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올 1~3월 자동차 생산과 내수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0.8%, 3.0% 줄었다. 업계에선 올해 자동차 생산이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는 ‘마지노선’인 400만 대도 깨질지 모른다는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서비스업에서는 최저임금 영향을 많이 받는 음식점업, 소매업 등의 고용 부진이 두드러졌다. 음식점 및 주점업은 작년 하반기 일자리가 4.3% 줄었고 소매업도 4.5% 감소했다. 경비원이 포함된 사업지원 서비스업의 고용 감소율은 8.2%에 이르렀다. 이들 업종은 영세한 업체가 많고 인건비 비중이 커 최저임금 인상이 직격탄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