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IDT 사장 인터뷰 "매각 주체는 금호그룹…산은과 협조해 좋은 결과 내겠다"
"시장신뢰 회복 위해 다 바쳐 뛸 것…투명성 갖고 딜 추진"
"조부가 창업한 회사 지킬 것"…금호고속 등 그룹 기반 유지 의지 해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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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가(家) 3세 박세창(44) 아시아나IDT 사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추진과 관련해 "다른 의도가 전혀 없다. 진정성을 갖고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16일 저녁 서울 종로구 공평동 금호아시아나 사옥에서 연합뉴스 기자를 만나 최근 급박하게 흘러온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박 사장은 지난달 모든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한 박삼구(74)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박 전 회장과 함께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금호고속 지분 50.7%를 보유하고 이를 통해 그룹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지난달 박삼구 전 회장이 유동성 위기에 맞닥뜨린 그룹을 살리기 위해 '용퇴' 승부수를 띄우자 시장에서는 금호가 경영이 2세에서 3세로 승계되면 용퇴는 무의미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달 10일 채권단에 자구계획을 제출했을 때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박 전 회장이 물러나고 아들이 경영하겠다는데, 그 두 분이 뭐가 다르냐"고 반문하는 등 시장은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박 사장은 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금호아시아나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더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되면 저희의 존립 자체가 어렵다고 본다"며 "다른 의도나 이런 부분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매각이 '진성 매각'으로 진행되지 않고, 박삼구 전 회장의 복귀를 위한 '가성 매각'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데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이제 그런 방식이 통하는 시대도 아니다. 저희가 투명성을 담보하고 '딜'(deal)을 추진하는 것이 모두에게 가장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호 3세 박세창 "아시아나 매각, 진정성 갖고 책임지고 추진"

이날 박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주체가 금호아시아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소개하며 "(이동걸) 회장께서도 확실히 매각 주체는 금호산업이라고 하셔서 저와 그룹이 책임지고 해보려 한다. (인수 의향이 있는) 좋은 분들이 계시면 좋겠다"라고 했다.

박 사장은 매각 작업과 관련해 "제가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무조건 한다"고 자신의 책무와 역할을 강조했다.

전날 박 전 회장과 함께 이동걸 회장을 만난 박 사장은 그 자리에서 부자가 매각의 진정성을 강조했고, 산은과 협조할 것을 확언했다고 소개했다.

박 사장은 "산은과 예전처럼 갑론을박하거나 대척할 게 아니라 완전히 터놓고 얘기하면서 긴밀히 협조해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 바쳐서 뛰겠다. 저도 조부께서 창업하신 회사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 견지에서 어떤 다른 의도도 갖지 않고 매각에 전념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와 함께 '통매각' 되면 그룹의 IT서비스 자회사인 아시아나IDT도 함께 팔려 그룹에서 떨어져 나간다.

이렇게 되면 박 사장의 '사장' 자리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박 사장은 조부인 고 박인천 창업주가 세운 그룹의 모태 금호고속으로 적을 옮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조부가 창업한 회사를 지키겠다'는 그의 말은 그룹 전체 경영권을 되찾아오겠다기보다는 금호고속 등 그룹 기반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호 3세 박세창 "아시아나 매각, 진정성 갖고 책임지고 추진"

박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기업으로 거론되는 기업과의 접촉이나 산은과 이와 관련한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얘기된 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기업이건 진정성을 갖고 인수하겠다고 하면 대화할 준비는 돼 있다. 어느 기업은 되고 어느 기업은 안되고 얘기할 게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박삼구 전 회장의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에 대해서는 "저는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회장님(박삼구)은 저도 집에서만 뵈는데, 전혀 (경영문제에) 관여를 안 하시기 때문에 뭘 어떻게 하셨는지는 모른다"면서도 "두 분이 만나시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했다.

박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에 얹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 세부적인 매각 조건 등과 관련해서도 산은과는 논의가 없었다면서 "매각 절차가 시작되면 매각 성사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 책임질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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