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리동결 점도표·자산축소 시간표 제시로 脫긴축 선언
주요 선진·신흥국 잇단 금리 동결…통화정책 '뉴노멀' 시대
연준도 돌아섰다…경기 먹구름에 중앙은행들 속속 방향 선회
글로벌 경기 전망에 먹구름이 짙어지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을 멈추고 경기 부양으로 정책 방향을 돌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9∼20일(현지시간)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긴축 정책의 종료를 사실상 선언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점도표에서 2차례였던 올해 금리 인상 예상 횟수를 '0'으로 줄였다.

블룸버그가 최근 집계한 경제 전문가들의 올해 전망이 1차례 인상에 모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인 자세를 취한 셈이다.

연준은 2017년 10월 시작한 또 다른 긴축 정책인 '보유자산 축소'를 오는 9월 말 종료한다는 시간표를 발표함으로써 시장의 이목이 쏠려 있던 긴축 카드를 모두 거둬들였다.

찰리 리플리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선임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연준이 연말로 향하면서 금리를 다시 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깜짝 비둘기 신호'"라며 "연준이 스스로 금리를 올릴 여지를 전혀 주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이런 '슈퍼 비둘기' 변신은 글로벌 경기 우려 속에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의 뉴노멀'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요 중앙은행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앞다퉈 돈을 푸는 통화 완화에 나섰다.

연준은 이후 자국 내 경기 호전으로 이를 다시 흡수하는 긴축 정책을 추진해왔는데 최근 경기가 급변하자 일단 긴축 행보에 '브레이크'를 밟은 것이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 금리를 '제로(0)'로 동결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Ⅲ)을 도입할 계획을 발표했다.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종료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완화적 정책으로 돌아선 것이다.

일본은행도 지난 15일 장기간 유지하고 있는 마이너스 금리(-0.1%)와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그대로 두기로 결정했다.

중앙은행들의 이런 결정의 배경에는 중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 계속되는 무역 갈등, 불확실한 브렉시트 상황 등 글로벌 경제에 닥친 리스크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연준도 돌아섰다…경기 먹구름에 중앙은행들 속속 방향 선회
연준은 FOMC 성명에서 성장세 둔화를 강조했고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2.3%에서 2.1%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는 전 세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이 이벤트들이 펼쳐지는 것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1%로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우리는 계속되는 약세와 만연한 불확실성의 시기에 있다"고 요약했다.

일본은행은 이번 정책회의에서 수출 상황에 대한 진단을 '증가 기조'에서 '기반에서 약세 움직임이 있다'로 수정하고 생산에 대한 평가도 "기반에서 약화 움직임이 있지만 완만한 증가 기조에 있다"고 수정했다.

게다가 일본은행 일부 주요 인사들은 2021년까지 3년간 물가인상률이 일본은행의 목표치 2%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8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금리동결은 다른 주요 선진·신흥국에서도 일제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하순 이후로만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헝가리, 호주, 폴란드, 터키, 캐나다, 태국, 아이슬란드 중앙은행이 줄줄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필립 로 호주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5일 28차례 연속 금리 동결 결정 이후 "올해 금리를 올려야 하는 시나리오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 중앙은행은 완화적 정책으로 완전히 '유턴'하지는 않았더라도 경기 판단과 통화정책 측면에서 '신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강조했던 '인내심'에 대해 "인내한다는 것은 판단을 성급히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연준도 돌아섰다…경기 먹구름에 중앙은행들 속속 방향 선회
한국은행의 이주열 총재는 21일 현재 통화정책 방향에 변화가 없느냐는 물음에 "아직은 아니다"라며 "어느 정도 조정할지는 모든 상황을 고려할 것이며 금리 인하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통화정책 중요 변수에 대해 그는 "세계경기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볼 것"이라며 "중국 경기가 중요하고 유로존 경기가 그전보다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