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맞게 진화하는 종신보험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현상은 최근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사회 트렌드 중 하나다. 전통적인 가치관은 점차 희석되고 다양한 가치관이 존중받는 사회로 변하고 있다. 부모 세대가 가족을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삶을 살았다면 이제는 나다운 삶을 추구하면서 가족에 대한 배려도 챙기는 분위기다. 종신보험은 이렇게 자신의 삶과 가족을 위한 삶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이다.

전통적인 종신보험은 사망 시 유족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단순한 구조였다. 하지만 요즘은 사망보험금 일부를 감액해 이에 따른 해지환급금을 노후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더해진 종신보험도 많다. 이렇게 하면 노년기에 자녀가 짊어질 부모 부양 부담을 한결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보장은 그대로 유지하되 매달 납부하는 보험료 부담을 낮춘 저해지 종신보험도 등장했다. 저해지 종신보험은 말 그대로 보험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 해지환급금이 적거나 없는 대신 보험료를 낮춘 상품이다. 나이가 많거나 병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 가입 종신보험도 눈여겨볼 만하다. 본인의 임종의료비나 장례비 또는 홀로 남을 배우자를 위해 종신보험에 가입하려는 고령자들에게 특히 유용한 상품이다.

라이프 스타일이 다양해지면서 종신보험의 새로운 수요도 나타났다. 중년 독신 여성이 노부모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 역할을 하게 되면서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생겼다. 이혼율 증가로 싱글맘이 많아지며 종신보험에 가입하고 싶어 하는 여성 가구주도 늘어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중장년층은 자녀에게 물려줄 상속 재산을 마련하기 위해 종신보험을 활용하기도 한다.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따라 변액종신보험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변액종신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국내외 펀드에 투자해 좋은 성과를 올릴 경우 더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과거 가입한 변액종신보험에 최신 펀드를 편입해 운용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돼 소비자 편의를 높였다. 펀드 선택과 운용이 서툰 소비자를 위해 생명보험사가 직접 펀드를 선택하고 시장 상황에 맞게 비중을 조정해 주는 서비스도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종신보험은 계속 달라지고 있다. 단 나 자신과 가족의 경제적 안전망이 돼 준다는 종신보험 본연의 역할에는 변함이 없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종신보험을 선택해 잘 활용한다면 100세 시대 가장 유용한 금융상품이 될 것이다.

류재광 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