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도 대미관세 매우 높아" 불만…터키와 외교갈등 전력
인도 상무장관 "영향 제한적…미국과 무역 대화 중"
미국, 터키·인도에 개도국 특혜관세 혜택 중단
미국이 터키와 인도에 대해 부여하던 특혜관세 혜택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터키와 인도가 일반특혜관세제도(GSP)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미국은 1970년대 GSP를 도입한 뒤 120개국에서 특정 상품을 수입할 때 무관세 등의 혜택을 부여해왔다.

USTR는 작년 4월부터 인도의 특혜관세 적격 여부를 검토한 결과 미국 무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무역 장벽을 시행하고 있다며 GSP 지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인도가 미국에 공정하고 합리적인 시장 접근을 보장하고 있지 않다"며 "인도 정부가 미국에 시장접근권을 보장하는지 계속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2017년 미국에 56억 달러(약 6조3천억원) 규모를 무관세로 수출한 GSP의 가장 큰 수혜국이며 터키는 17억달러로 5번째다.

터키에 대해 USTR는 1인당 국민총소득(GNI) 증가, 빈곤율 하락 등에 비추어볼 때 터키 경제가 높은 수준으로 발전했다며 더는 미국 시장에 접근하기 위한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은 터키가 미국의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폭탄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자동차, 석탄 등에 관세를 부과하자 터키의 GSP 자격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두 나라를 향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이후 나온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봉합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미국이 이들 국가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공략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터키가 쿠르드를 공격하면 터키를 경제적으로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

지난해에는 터키가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장기 투옥했다가 10월 석방하기까지 극심한 외교갈등을 빚었고 트럼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상대국을 향해 날 선 발언을 주고받았다.

인도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히 높은 관세를 물리는 나라"라고 비난하고 있다.

인도 상무부에 따르면 인도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 486억달러였으며 대미 흑자는 210억달러다.

인도는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6개국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할리데이비슨에 100% 관세를, 위스키에 150% 관세를 매긴다고 비판했다.

또한 최근 아마존, 월마트 등 미국계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인도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인도 당국에 전자상거래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CNN은 지난 수년간 "미국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Buy American, Hire American)"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과 "인도에서 만들어라(Make in India)"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캠페인이 충돌하면서 양국 갈등이 격화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이번 발표와 관련해 아누프 와다완 인도 통상장관은 5일 그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인도는 미국과 무역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와다완 장관은 기자들에게 "미국과 논의가 진행 중이고, 우호적이고 강력한 관계를 고려해 보복관세는 (대화에서) 빠져 있다"며 "정부는 보복관세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미 의회와 인도, 터키 정부에 고지된 후 60일 이내 변화가 없으면 대통령 선언으로 발효하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