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횟수가 1회냐 2회냐를 두고 해외 투자은행(IB)들 간에 의견이 양분됐다.

이들은 미국 금리인상 예상 횟수를 2∼4회에서 올해 들어 1∼2회로 줄이고, 첫 인상 시기도 일러야 6월 이후로 늦추는 등 금리 경로 전망을 대폭 수정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중앙은행들도 줄줄이 금리동결 결정을 내리고 있다.
해외IB "미 금리인상 1회 or 2회"…글로벌 금리 줄줄이 동결
1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해외 주요 IB 7곳은 올해 들어 미 금리인상 예상 횟수를 1회로 축소했다.

8곳도 2회로 줄이거나 시기를 연기하는 등 조정했다.

올해 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통화정책 방향을 급회전하고 이후 미 연방정부 셧다운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부정적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IB들의 전망도 급격히 변화했다.

파월 의장은 작년 10월엔 '중립금리에서 한참 멀다(long way to go)'라고 했고 12월엔 보유자산 축소를 계획대로 한다며 '자동항법장치(autopilot)'란 표현까지 썼으나 올해는 '인내심을 갖겠다(patient)'고 입장을 바꿨다.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스, T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개최된 지난달 30일 올해 인상 횟수 전망을 1회로 줄였다.

UBS와 노무라, BNP파리바, HSBC도 2회에서 지난달 1회로 줄였다.

씨티, 소시에테제네랄(SG), 도이치방크, 모건스탠리, RBC, 웰스파고, JP모건은 2회로 점쳤다.

이들도 올해 들어 예상 인상 횟수를 줄이거나 시기를 연기했다.

올해 들어 아직 금리전망을 수정하지 않은 BoA메릴린치를 포함하면 16개 기관 중 9개가 2회, 7개가 1회 인상 전망이다.

BoA메릴린치는 작년 12월 4회에서 2회로 줄인 뒤 올해는 조정하지 않았다.

작년 말만 해도 13개가 2회, 3개가 3회였고 1회는 없었다.

11월 말에는 4회가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스 등을 포함해 6곳에 달했다.

금리인상 시기를 놓고는 일러야 2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반기 들어서 무역분쟁 등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글로벌 성장 하방 위험이 제한되는 가운데 연준의 금리동결로 금융여건이 완화되고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

1회 인상을 예상한 7곳 중 웰스파고만 2분기를 점쳤고 나머지는 3분기로 예상했다.

노무라는 하반기, 골드만삭스는 4분기로 전망했다.

씨티, SG, 도이치방크, 모건스탠리, RBC, 웰스파고는 2분기, JP모건은 7월, 크레디스위스는 3분기를 올해 첫 금리인상 시기로 내다봤다.

올해 1분기 금리인상을 예상한 기관은 BoA메릴린치 뿐이다.

BoA는 1분기와 2분기 각 1회씩 인상하고 하반기에는 동결할 것으로 봤다.

선물시장은 한 걸음 앞서 갔다.

이미 작년 12월부터 올해 금리인상 기대가 사라졌고 내년엔 0.7회 인하 가능성을 반영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도 금리를 동결하며 연준의 대응을 지켜보고 있다.

이달 들어 브렉시트로 불확실성이 큰 영국을 포함해 멕시코, 페루, 체코, 필리핀, 호주, 브라질, 폴란드, 러시아, 태국이 금리를 동결했다.

총선을 앞둔 인도는 경제 성장세를 높이기 위해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전격 단행했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당분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미 금리 동결 후 기자들과 만나 "미 연준 통화정책 변화는 우리만이 아니라 많은 나라의 통화정책의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