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대한민국방위산업전 장면. 사진 신경훈 기자 khshin@han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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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대한민국방위산업전 장면. 사진 신경훈 기자 khshin@hanky ung.com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오히려 방위산업은 발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산비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방위산업이 몰락할 위기에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시에서 만난 한 중소기업인의 하소연이었습니다. 30여년간 방위산업에 종사한 그는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통일이 되면 방위산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오해가 많다”며 “첨단 기술과 무기를 해외에 수출하는 등 방위산업이 더 번창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동과 아프리카 등 전세계적으로 무기 등의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하지만 현재의 대한민국 방위 산업은 한단계 도약할 적기를 놓치고 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방위산업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기도 하지만 국가 기술 발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스라엘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이스라엘은 1973년 욤키프루 전쟁 이후 방위산업을 적극적으로 키웁니다. 적의 공격을 사전에 파악하고 미리 대응할 수 있는 항공정찰, 레이더, 미사일, 정보통신 등을 중심으로 육성하고 발전했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생태계를 일군 요즈마펀드도 군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세계적으로 성장했습니다.

군대와 방위산업은 생각보다 우리의 생활과 밀접합니다.컴퓨터와 인터넷 등 세상을 바꾼 기술은 상당수 군사적 목적에서 시작됐습니다. 최초의 전자식 컴퓨터로 알려진 애니악은 탄도를 계산하기 위해 1946년 개발됐습니다. 인터넷은 1960년대 미국 국방부의 아르파넷에서 유래했습니다.

창원에는 250여개의 방산업체가 있습니다. 국내 방위산업체의 70%가량이 모여 있다고 합니다. 재래식 무기와 첨단방위산업, 항공기 등에 필요한 부품을 만듭니다. 2010년을 전후로 여러 방산 비리가 터지면서 이들 업체는 긴 침체기에 빠져 있습니다.

지난해 취임한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난해 방위산업 활성화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고 창원지역 방위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방위산업진흥원 설립과 국방첨단기술연단지 조성을 통해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방산 수출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방위산업대학원을 설립해 전문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비리의 온상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국내 방위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김기만 중소기업부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