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혼다 '뉴 파일럿', '혼다 센싱'이 안전주행 돕고 널찍한 실내·트렁크 매력
‘널찍한 실내 공간과 무난한 주행 성능.’

혼다코리아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파일럿’(사진)을 직접 타본 느낌이다. 뉴 파일럿은 내외관 디자인을 바꾸고 안전 사양을 강화한 3세대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 운전석에 앉으니 넓은 실내 공간이 돋보였다. 수평 형태로 설계된 대시보드와 버튼식 변속기 덕분에 무릎이 부딪히지 않았다. 뒤를 돌아볼 때 개방감은 더 컸다. 독립된 뒷좌석(7인승 기준), 글라스 루프(지붕)가 특징이다. 전장(길이)은 5005㎜, 휠베이스(앞뒤 바퀴 차축 사이 간격)는 2820㎜에 달한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467L인데 최대 2376L까지 확장할 수 있다. 성인이 똑바로 누워 자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캠핑을 즐기고 차에서 숙박까지 해결하는 ‘차박(車泊)’을 하기 적합해 보였다. 뒷좌석은 버튼 하나로 접고 펼 수 있도록 했다.

시동을 걸고 도로로 나섰다. 육중한 차체에도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9단 자동 변속기는 엔진 회전수(rpm)가 치솟지 않도록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시속 100㎞를 넘어가도 여유 있게 달릴 수 있었다. 뉴 파일럿은 3.5 가솔린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2㎏·m의 성능을 낸다. 다만 높이가 높아 코너를 돌 때는 휘청거리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안전한 주행을 돕는 ‘혼다 센싱’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혼다 센싱은 차선유지 보조, 전방 충돌방지, 후측방 경보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대형 SUV지만 손쉽게 운전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

이 밖에 뒷좌석 모니터와 무선 헤드셋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빠뜨리지 않았다. 운전자뿐 아니라 가족 모두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어 패밀리카로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센터페시아(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패널)에 장착한 8인치 디스플레이는 커다란 몸집에 비해 작았다. 또 경쟁 차종보다 비싼 가격은 큰 걸림돌이다. 뉴 파일럿의 판매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5490만~5950만원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