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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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9조9381억원, 영업이익 4조4301억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고였던 전분기 대비 13%, 32% 줄었다. 이는 영업이익 컨센서스 5조945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둔화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2% 감소했고, 평균판매가격은 11%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10% 증가했으나 평균판매가격은 21%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8일 내놓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잠정실적(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도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 수준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38.53%나 줄었다.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도 반도체 부진 영향이 컸다. 반도체부문의 영업이익은 7조9000억원(추정치)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직전 분기 영업이익 13조6500억원에 비하면 이 부문에서만 6조원 가까이 이익이 급감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5000억원대에 머물면서 다섯 분기 연속 1조원을 밑돌았다. 현대차의 4분기 매출액은 25조6695억원, 영업이익은 501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35.4% 급감한 것으로, 컨센서스(7917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신차 출시에 따른 자동차 부문 판매 개선에도 원·달러 환율 하락과 신흥국 통화 약세 심화 등의 외부요인과 기타 부문의 수익성 악화, 투자비용 증가 등이 원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0.1%포인트 하향조정했다.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 중국·유로 지역 등 주요국 경기 둔화에 따른 글로벌 성장세 약화, 글로벌 반도체 수요 약화 등은 경제 성장세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글로벌 무역갈등에 따른 하방 위험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한국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세계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견조했던 수출은 4분기에 둔화했고 최근 수개월간 반도체 수출 감소를 감안할 때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