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올 1분기 경영상황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힘들었던 2016년 1분기만큼 나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미·중 통상마찰의 여파 등 때문이다.

산업연구원, 대한상공회의소 베이징사무소, 중국한국상회는 214개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1분기 경기실사지수(BSI)를 산출한 결과 시황과 매출 전망 지수가 각각 83, 87로 나타났다고 20일 발표했다. 두 지수 모두 2016년 1분기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영실적 등을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中 진출한 기업들 체감경기 최악…"사드 때만큼 안좋다"
세부 지수를 보면 현지판매(89) 전망이 4분기 만에 100 밑으로 내려갔다. 영업환경(77)은 2017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업종별 매출 전망은 제조업(90)이 4분기 만에 100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자동차, 화학, 섬유의류 등이 크게 하락했다. 유통도 마찬가지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85)과 중소기업(88) 모두 100보다 낮았다.

기업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현지수요 부진(21.5%) △경쟁 심화(16.8%) △인력난, 인건비 상승(13.1%) △현지 정부 규제(12.6%) 등을 꼽았다. 또 조사 대상 기업의 43.9%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전 분기(33.5%)보다 10.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중국 내 한국 기업에 미치는 타격이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중 통상마찰의 산업별 영향으로 자동차는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현지수요 위축을, 전기전자와 섬유의류는 글로벌 교역 둔화를 주로 꼽았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