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작년 4분기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제 유가 급락으로 재고평가 손실이 늘어난 데다 정제마진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에 65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1년 전인 2017년 4분기 영업이익은 8452억원이었다.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도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이들 기업의 적자가 이보다 더 심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유부문만 놓고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각사 4분기 정유부문 적자 추정치는 SK이노베이션 4900억원, 에쓰오일 3700억원, GS칼텍스 2000억원 등이다. 적자폭을 모두 합치면 1조원을 웃돈다. 정유 4사의 연간 영업이익도 5조원대 초중반에 그쳐 전년도(7조7763억원)에 비해 2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 4사의 4분기 실적이 나빴던 이유는 국제 유가의 변동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지표 역할을 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작년 10월 84달러까지 올랐다가 연말에 52달러로 떨어졌다. 2018년 국제유가 최고치와 최저치가 같은 분기에 나타나면서 정유사는 원유를 비싸게 사들여 정제한 뒤 싼값에 석유 제품을 파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가·수송비 등을 뺀 금액)마저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안정되고, 고부가 석유제품의 수요가 늘어나야 올해 실적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