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가 9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11일 발표했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전월보다 하락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9% 상승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전월보다 0.2% 올랐다.

휘발유 가격이 전월보다 7.5% 내리면서 물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휘발유 가격은 2016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음식 가격은 0.4% 올랐고, 주거 비용과 의료비는 각각 0.3%와 0.4% 상승했다.

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추가 금리 인상을 자제하고 시장을 관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코노믹클럽 대담에서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인내심을 갖고 주의깊게 지켜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AP통신은 “Fed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더 많은 여유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미 노동부는 시간당 실질 임금은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임금이 상승하고 휘발유 가격이 하락해 근로자들의 구매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