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로 전환…2분기 달러당 1100원 밑돌 듯
외환 전문가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에 대해 하락 기조(원화 가치 상승세)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원화 약세 흐름이 바뀐다는 얘기다. 달러 강세가 한풀 꺾이고 주요국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강세폭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외환시장은 현재 달러당 1120원 정도인 원·달러 환율이 올해 2분기 1110원 수준까지 내릴 것으로 관측했다.

원화 강세로 전환…2분기 달러당 1100원 밑돌 듯
지난해 원·달러 환율 흐름은 ‘상반기 원화 강세, 하반기 약세’로 요약된다. 작년 1월2일 달러당 1061원20전이던 원·달러 환율은 4월3일 연간 저점인 1054원까지 떨어졌다. 4월 판문점 남북한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등 대북 위험요인이 완화된 영향이다. 하지만 이후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보였고, 여기에 영양을 받아 원화 가치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도 영향을 줬다. 원·달러 환율은 6월 중반 이후 달러당 1110원대로 올라섰고,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10월엔 1140원대까지 치솟았다. 최근엔 1120~1130원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올해는 원·달러 환율이 전반적으로 하락 흐름을 그릴 것이란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우선 미국 금리 인상속도 둔화가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올해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3회에서 2회로 낮췄다. 전문가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달러 약세, 신흥국 자산 재평가로 이어져 원화 강세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도 달러 약세에 한몫할 전망이다.

국내적으로는 경기 둔화 흐름이 이어지지만 튼튼한 외환 건전성, 양호한 경상수지 흑자 등이 원화 강세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연구소, 현대차증권, 삼성선물, 교보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우리은행 등 6개 기관의 올 2분기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달러당 평균 1098원50전이다. 기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질 것이 유력한 하반기엔 원화 가치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과 북핵 협상 등 불확실성 요인 때문에 환율 변동성은 올해도 클 전망이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