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서 손태승·김도진 행장, 보험권서 정문국·원종규 사장이 돼지띠

하루가 지나면 천간(天干)인 기(己)와 지지(地支)인 해(亥·돼지)가 만나는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밝아온다.

기(己)는 오행 중 토(土)에 해당해 색깔로는 노랑을 나타내고 있어 새해를 60년 만에 찾아온 '황금돼지의 해'라고 부른다.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황금돼지의 해에 금융권에서도 '돼지띠'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신의 해를 맞아 본격적인 성공가도를 달릴 채비를 갖추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해 가장 주목받는 돼지띠 금융인은 1959년생인 손태승 우리은행장이다.

손 행장은 새해 우리금융지주 출범을 앞두고 지주사의 회장에 선임돼 은행과 지주를 모두 경영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우리은행은 당초 2001년 3월 국내 최초로 금융지주 체제를 갖췄으나 2014년 11월 민영화 과정에서 은행 체제로 전환돼 현재 주요 시중은행 중 유일한 비(非)금융지주 체제 금융기관으로 남았다.

손 행장은 지주사 전환의 마지막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 28일 주주총회에서 지주체제로 전환하면 "상대적으로 은행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방면으로 확대하고,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M&A(인수·합병)를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우리은행이 한 단계 더 나아갈 좋은 기회"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우리은행 역시 황금돼지의 해에 탄생해 손 행장으로서는 '겹경사'다.

우리은행은 120년 전인 1899년 1월 문을 연 대한천일은행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새해는 우리가 주인공'…돼지띠 금융권 CEO 달릴 준비 완료
김도진 기업은행장도 새해 환갑을 맞는 돼지띠 CEO다.

2016년 12월 말 취임한 김 행장은 내년 말에 3년 임기가 끝난다.

새해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1조4천60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 늘어난 호실적을 거뒀다.

김 행장 외에도 장주성 IBK연금보험 대표와 이상진 IBK캐피탈 대표, 김성미 IBK저축은행 대표 등 기업은행 주요 계열사 CEO들이 59년생 돼지띠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내년에 신한생명 사장으로 자리를 옮길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1959년생이다.

정 사장은 2007년 알리안츠생명 사장을 시작으로 2013년 에이스생명 사장, 2014년 ING생명 사장, 내년에 신한생명 사장 등 보험사 4곳에서 사장을 10년 이상 하게 됐다.

정 사장은 새해 신한생명에서 오렌지라이프와의 인수합병 후 통합(PMI) 과정을 밟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도 보험업계 돼지띠 CEO다.

원 사장은 코리안리의 대주주 원혁희 회장의 셋째 아들이지만 사원으로 시작해 입사 28년만인 2013년에 사장에 올랐다.

지난 3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코리안리의 최근 실적이 부진해 새해에는 이를 만회해야 하는 것이 원 사장의 숙제다.

조병익 흥국생명 사장 역시 1959년생이다.

삼성생명에서 잔뼈가 굵은 보험 전문가로 2017년 3월부터 흥국생명을 맡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이 돼지띠이다.

김 회장에게 새해가 반갑지만은 않다.

올해 카드업계는 정부의 수수료 인하 방침에 어려움을 겪었고, 새해도 그 여파가 고스란히 미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내년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마무리를 잘 해야 차기를 도모할 수 있다.

우리은행에서 자리를 옮겨 사장으로서 우리카드를 이끄는 정원재 사장은 올해 '카드의정석' 시리즈로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업계의 경영 여건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 사장이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